이용자 폭력 속수무책
저임에 노동은 고강도
"1년 내 이직" 61.8%나
전반적 처우개선 시급
수원시 노인장기요양시설에 근무하는 사회복지사와 간호사 등 장기요양요원들이 치매노인 등 시설이용자들이 휘두르는 폭력에 속수무책으로 노출되면서 심각한 업무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수원시정연구원이 지난해 9~11월 수원지역 노인장기요양시설에서 일하는 장기요양요원 191명(남성 13명, 여성 17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39.8%가 시설이용자로부터 욕설과 모욕적인 언사 등 언어폭력을 당했다고 답했다.

구타·밀침 등 신체적 폭력은 29.3%, 성희롱·신체접촉 등 성적 폭력은 13.6%가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호자와 직장동료로부터의 언어폭력을 경험한 비율도 각각 11.5%와 6.8%에 달했다.

이런 폭력을 당한 장기요양요원의 71.1%는 피해를 참고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가해자에게 얘기해봤자 안될 듯해서'(39.1%), '일자리를 잃게 될 까봐'(9.4%), '시설에서 참고 넘어가라고 해서'(32.8%) 등의 이유다.

장기요양요원의 53.9%는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음은 물론 업무로 인한 질병이나 사고가 있었다고 답했다.

장기요양요원들은 일하면서 힘든 점으로 낮은 임금(63.9%), 낮은 사회적 평가(29.3%), 높은 노동강도(19.4%)를 꼽았다.

요양보호사의 기본급은 130만~150만원이 40.7%로 가장 많았고, 요양보호사를 포함해 간호사·사회복지사·물리치료사는 기본급 150만원 이상이 60%로 나타났다.

업무 스트레스에 비해 임금이 낮다는 점 등을 들어 1년 이내에 이직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가 61.8%에 달했다.

실제 이들은 평균 1.05회 이직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장기요양요원의 처우개선을 위해 수원시가 해야 할 일로는 57.5%가 최저시급 적용과 요양업무 범위 명확화를 꼽았다.

또 장기요양요원에 대한 사회적 인식향상 지원(16.2%), 직무향상 교육(9.9%) 등도 제시됐다.

노인 치매환자가 증가하면서 수원지역 노인장기요양기관(시설·재가 포함)은 2014년 228곳, 2015년 251곳, 2016년 279곳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장기요양요원도 2014년 5526명, 2015년 5960명, 2016년 6808명으로 증가했다.

수원시정연구원 관계자는 "고령화 사회에 사회적으로 점점 수요가 증가하는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려면 장기요양요원의 스트레스 완화 프로그램운영을 포함한 전반적인 처우개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