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많이 회자되는 단어 중의 하나가 바로 '넛지 효과'인 것 같다.

넛지(Nudge)란 '팔꿈치로 살짝 찌르다'라는 뜻으로 어떤 일을 강요하는 대신 스스로 행동이 변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남자 화장실에 '화장실을 깨끗하게 쓰시오'라는 문구 대신 소변기에 파리 모양 스티커를 붙여놓는 것과 같은 효과다.

또 다른 사례를 보자.

초등학교 근처 횡단보도 앞을 보면 노란색 발자국이 그려져 있다. 아이들 스스로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발자국 위에 서라는 의미다. 그 결과 어린이 보호구역 사고가 30% 줄어드는 효과도 거뒀다.

행동 변화를 유도하는 디자인. 국가를 비롯한 공공기관이 도입해야 하는 이유다. 공공기관은 국민에게 다양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공급자 중심 정책은 서둘러 바꿔야 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규제보다 행동의 변화를 통해 얻는 효과가 크고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체납고지서에 반발감을 일으키는 경고문구 대신 "90%의 납세자는 이미 세금을 냈습니다" 같은 표현으로 동참을 유도하는 것처럼 말이다.

오래되어 에너지 효율성이 떨어지는 저소득층 가정집에 개선자금을 지원하고, 에너지 절약을 통해 지원금을 상환하게 한 영국 사례나 엘리베이터 이용을 줄이기 위해 피아노 계단을 설치한 스웨덴 지하철역 사례처럼 자연스럽게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 공공기관의 역할이다.

경기도는 지난 2013년 지금의 넛지 효과를 서비스디자인으로 재해석해 '공공서비스디자인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다양한 행정서비스 중 경제, 교육, 복지, 안전 등의 분야에서 43개 과제를 도출했다.
그 중 대표적인 과제가 범죄예방 환경디자인이다.

넛지 효과가 다시금 관심을 받는 이유는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기법 때문이다.

공원에 '잔디를 밟지 마시오' 대신 '잔디를 밟으면 잔디가 아픕니다'라는 문구의 표지판을 설치하거나 사잇길을 만드는 것처럼 강요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마음을 움직이도록 하는 것이 진정한 공공서비스디자인은 아닐까?

/경기도 건축디자인과 공공디자인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