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관, 화재 위험성 가상화폐 채굴기 밀수 적발
한전, 산업용 전기 불법사용 채굴장 단속 나서
▲ 22일 인천 본부세관 창고에서 세관직원들이 압수된 비트코인 채굴기를 살펴보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화재 위험성이 높은 가상화폐 채굴기를 불법 수입한 업체들이 연이어 세관에 적발되는 등 가상화폐 투자 광풍을 노린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 산업용 전기를 부당 사용하며 요금 절감을 꾀하는 불법 가상화폐 채굴장이 속속 등장하자 한전도 단속의 칼을 빼들었다.

인천본부세관은 안전 인증을 받지 않은 가상화폐 채굴기를 불법 수입한 업체 4곳을 적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세관은 지난해 11~12월 화재 유발 우려가 큰 불법 수입 전기·전자제품을 기획 단속하면서, 인천항을 통해 몰래 들여온 가상화폐 채굴기 454개(13억원 상당)를 적발했다.

가상화폐 채굴기는 많은 양의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에 고열 방출에 따른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지난달 8일 강원도 강릉의 한 모텔 주차장에 설치된 가상화폐 채굴장에서 전력 과부하로 불이 나기도 했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들은 전파법에 따라 안전 인증을 받아야 하지만 별도 승인 없이 채굴기를 불법 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세관은 가상화폐 시장이 커지면서 인천 등 수도권에서 가상화폐를 직접 만들어내는 채굴장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여서 앞으로도 수출입 단계에서 화물 검사를 강화해 채굴기 불법 수입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런 상황 속에 전기요금을 아끼려고 제조업에 한해 쓸 수 있는 산업용 전기를 부당 사용하는 채굴업체들도 등장하고 있다.

계약전력 300㎾ 이상의 전기요금은 산업용과 일반용이 동일하지만, 300㎾ 미만의 경우엔 동절기 기준 산업용 전기요금이 일반용보다 시간당(㎾) 13원가량 저렴하다.

최근 부산·울산지역에선 산업용이나 농업용 전기를 부당하게 사용한 가상화폐 채굴업체 8곳이 적발되기도 했다.

한전 인천지역본부는 같은 유형의 불법 가상화폐 채굴장이 인천에도 존재할 것으로 보고 인천 지사들과 함께 가상화폐 채굴장 실태 조사에 나섰다.

문제의 채굴장은 '컴퓨터 제조업' 등 제조업 현장으로 둔갑해 산업용 전기 사용을 허가받는 꼼수를 부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자체 파악하거나 신고 접수된 불법 의심 채굴장을 위주로 현장 점검을 펼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현재까지 인천에서 불법 가상화폐 채굴장이 적발된 사례는 없다"며 "불법이 확인되면 면탈금을 소급 적용하고 2배의 위약금도 물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