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삼산고 교장
▲ 고생대 데본기 형성된 십리포해수욕장 동쪽 해안의 암석.
인천의 섬들은 지금으로부터 약 1만8000년 전 빙하가 녹아 전 지구적으로 해수면이 높아짐에 따라 황해가 생기는 과정에서 높은 산봉우리들이 섬으로 태어난 것이다. 인천시내 168개 섬 중에서 50여개의 섬을 직접 방문하여 해안에 노출된 암석을 지질 조사한 결과, 인천의 섬은 백령권 섬, 연평·볼음·주문권 섬, 덕적군도권 섬, 덕적·자월권 섬, 중구·북도·강화권 섬, 영흥권 섬으로 나눌 수 있다.

백령권 섬(백령·대청·소청도)은 약 10억년 전에 조간대 환경에서 퇴적된 원생대 상원누층군의 퇴적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바다에 퇴적된 이암과 사암이 지각변동을 받아 천매암과 규암 등으로 변성되었음에도 퇴적 당시 생성환경을 알려주는 물결무늬자국(연흔), 건열, 사층리(둔덕 사층리, 헤링본 사층리) 등의 퇴적구조를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는 곳이 많다. 특히 대청도에서는 지각변동을 크게 받아 지층이 수직이거나 심지어 뒤집혀진 습곡 구조를 흔히 볼 수 있다. 대륙이 움직이면서 충돌할 만한 정도의 커다란 힘을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소청도 동남쪽에는 결정질 석회암으로 구성된 분바위가 있는데, 약 8억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화석(스트로마톨라이트)이 산출되는 곳이다.

연평·볼음·주문권 섬(대연평·소연평·볼음·주문도)은 선캄브리아 시대 퇴적 기원 변성암을 기반으로 하여 이를 관입한 현무암맥이 변성되어 형성된 각섬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섬암 경계부에는 함티탄늄 자철광이 농집되기도 하는데, 소연평도의 봉화산 정상과 볼음도의 물엄곶 부근에 광상이 잘 형성되어 있다. 또한 기반암인 편암류의 엽리면에는 석류 빛을 띠는 석류석 결정들이 발달되어 있다. 대연평도와 소연평도 서쪽의 거도 해안, 주문도 대빈창 해수욕장 주변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덕적군도권 섬(굴업·백아·울·지·선갑·가·각흘도 등)은 약 8000만년 전 중생대 백악기에 일어난 화산 활동으로 생긴 화산재와 화산력 등이 퇴적되어 형성된 응회암과 집괴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 섬의 해안가에는 경북 청송의 주왕산이나 광주 무등산 정상 부근에서 볼 수 있는 응회암 형태의 주상절리가 잘 발달되어 있다. 선갑도 남서쪽 해안과 백아도 기차바위와 선단여의 주상절리가 특히 아름답다.

덕적·자월권 섬(덕적·문갑·소이작·대이작·자월·승봉도)은 선캄브리아 시대의 퇴적 기원 변성암, 중생대 쥐라기의 대동누층군 퇴적암과 이들을 다시 쥐라기에 관입된 흑운모화강암과 석영 맥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이한 점은 자월도에는 화성암 중에서 지구상에 5% 밖에 존재하지 않는 섬장암이, 대이작도 작은 풀안 해안과 소이작도 선착장 부근 해안에서 우리나라의 최고령(26억1000만년 전) 암석이 산출된다는 것이다.

중구·북도·강화권 섬(영종·용유·무의·팔미·장봉·신·시·모·강화·석모도)은 선캄브리아 시대 퇴적암의 변성으로 형성된 호상구조가 잘 보이는 변성암(장봉편암)을 기반으로 하여 이를 중생대 쥐라기의 정장석이 우세한 화강암이 관입하고 있다. 화강암은 무의도, 실미도, 용유도 등의 해안가에 잘 발달된다. 강화도 동막 해안과 석모도 보문사 부근에는 성분과 온도가 서로 다른 마그마가 섞이는 과정에서 형성된 암녹색의 포유암이 많은 달마시안 모양의 화강암이 빈번하게 나타난다.

영흥권 섬(영흥·선재도)은 최근까지도 섬 전체에 걸쳐 선캄브리아 시대의 퇴적 기원 변성암(태안층군)이 발달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여 절대연령을 측정해 본 결과 고생대 데본기에 형성된 퇴적암으로 판정되었다. 영흥도와 선재도를 구성하고 있는 퇴적기원의 변성암은 대체로 어두운 색의 규질 이암과 석회질 이암이 호층 구조를 보이고 있다. 아직도 퇴적암의 특징을 간직하고 있는 곳이 많다. 특히 석회질 이암에는 소습곡이 잘 관찰된다. 노두 발달이 양호한 곳으로는 장경리 해수욕장의 북서쪽 해안, 농어바위 해안, 십리포 해수욕장 주변과 선재도의 목섬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