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모은중경판'
'불설대보부모은중경판(佛說大報父母恩重輕版)'은 부모 은혜를 가르친 불경을 새긴 판으로 정조의 명에 의해 만들어졌다.

목판·동철판·석판 삼종 73판으로 구성돼 있으며, 보물 제1754호로 화성 용주사에 있다.

정조의 효심을 바탕으로 김홍도, 명필 황운조 등 당대 최고 장인들의 예술이 깃들어 있을 뿐만 아니라 보존상태가 온전하고 18세기 말 국어사 자료가 된다는 점 등에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부모은중경은 부모의 은혜를 10가지로 구분했다.

잉태하고 지켜주신 은혜, 해산할 때 고통 받으신 은혜, 자식 낳고서 근심 잊으신 은혜, 쓴 것은 삼키고 단 것은 뱉어 먹여주신 은혜, 진자리 마른자리 가려 뉘여 주신 은혜가 그 다섯이다.

또 젖을 먹여 주고 키워주신 은혜, 깨끗하지 않은 것을 씻어주신 은혜, 멀리 길을 떠난 자식 걱정해 주시는 은혜, 자식을 위해 모진 일도 서슴지 않으신 은혜, 끝까지 자식을 연민하시는 은혜로 '자식 나이 팔십이 되어도 백살 난 어머니는 여전히 걱정하신다'고 했다.

눈으로 들어와 가슴으로 가는 경구라 할 수 있다.

아이를 둘로 잘라 반씩 나눠 주라는 솔로몬의 판결에 마음이 불 붙는 듯 해 산 아이를 저 여인에게 주라 울부짖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노새도 굶긴 후, 여물을 주어 먼저 먹는 순서로 어미와 새끼를 구별할 수 있다).

엄마를 잃어버린 다음에야 반복되던 엄마의 일상, 사소하고 보잘 것 없던 엄마의 말들이 마음 속에 해일을 일으키며 되살아 나는 것이 자식의 마음이다(신경숙, '엄마를 부탁해').

종교, 도덕적 관점에서 불효는 악(惡)이다. 사회 경제적 관점에서도 불효는 질서 위반 내지 채무 불이행이다.

명심할 것은 '효도하고 순한 사람은 효도하고 순한 아들을 낳으며, 오역(지옥에 떨어지는 죄)한 사람은 오역한 아들을 낳는 법'(명심보감)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