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인터넷매체 보도…미 전문가 "인터넷전화 프로그램 사용한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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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새해 들어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해빙 기류를 탄 남북 관계에 세계인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국외 컴퓨터 전문가들의 관심을 끄는 장면은 엉뚱하게도 2년 만에 재개된 판문점 남북 연락채널을 보여주는 사진들이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 '아웃라인'은 7일(현지시간) 해당 사진들을 근거로 판문점 남북직통전화가 마이크로소프트의 구형 운영체제인 윈도 XP를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 사진에 찍힌 모니터에서 보이는 구불구불한 언덕과 하늘을 담은 그림이 윈도 XP의 디폴트 배경화면이라는 것이 그 근거다. 다른 배경화면을 보여주는 사진도 있지만, 여기서는 윈도 XP의 작업표시줄이 보인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컴퓨터역사박물관의 선임 큐레이터 대그 스파이서는 남북직통전화가 맞춤형 나무무늬 캐비닛에 넣은 평범한 PC로 보인다면서 모니터 아래쪽에 있는 두 개의 은색 장치를 가리켜 "(한국에서) 자체적으로 만든 시스템인 것 같다. 그들은 윈도 컴퓨터를 가져다 전화기를 추가한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 전화의 운영체제가 정말로 윈도 XP라면 안보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고 스파이서는 경고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14년 이후 윈도 XP에 대한 정기 업데이트를 중단했기 때문이다. 이 컴퓨터가 인터넷에 연결돼 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낡은 기술인 만큼 민감한 통화가 해커들에게 노출될 위험을 남겼다는 지적이다.

미 캘리포니아의 통신 전문가인 로저 앤더슨은 '아웃라인'과의 인터뷰에서 이 컴퓨터 화면에 띄운 소프트웨어가 '카운터패스'라는 회사에서 만든 인터넷전화(VOIP) 프로그램인 '엑스-라이트'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앤더슨은 "중요한 통신을 위해 VOIP를 사용한다는 것은 상상할 수가 없다"면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약간 두렵기까지 하다"고 우려했다.

'아웃라인'은 기사 말미에서 "만약 나무 컴퓨터(남북직통전화)가 실패할 경우 한국은 이미 대안을 마련한 것 같다. 나무 컴퓨터 옆 쟁반에 있는 플립폰이 바로 그 대안"이라고 말했다. 이는 남북직통전화 바로 옆 나무 쟁반에 구형 휴대전화기가 담긴 사진을 가리킨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