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린 법안을 처리하기 위해 소집된 12월 임시국회가 '빈손'으로 마감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12일 임시국회가 열렸지만 상당수 의원들이 외유에 나선데다 여야의 기 싸움과 신경전이 계속되면서 법안 논의가 공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새로 들어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원내지도부가 강경한 대여투쟁을 재차 강조, 여의도 정치권의 수은주를 더 끌어내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개혁과제와 민생입법을 모두 가로막을 거면 왜 임시국회 소집에 동의했는지 한국당에 국민이 묻는다"며 "부패 의원 몇 명을 구하려고 방탄국회를 만들려는 것이 아니면 입법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원내대표에 선출된 지 처음으로 주재한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당은 제1야당으로 문재인 정권의 극단적인 좌파 포퓰리즘, 무차별한 퍼주기 복지를 통한 인기영합주의적 국정운영, 전방위적 정치보복 및 안보무능포기 등을 강력하게 저항하고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여야는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안' 등의 처리가 무산된 것을 놓고도 책임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공청회를 하자며 법안 처리를 무산시킨 한국당 소속 위원장과 위원들은 무책임하게 해외시찰 떠나 20일에 온다고 한다"며 "해외시찰을 잡고 공청회를 주장하는 것은 법안 처리를 지연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반면, 김성태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적법절차를 이야기한 것밖에 없는데 그 책임을 한국당에 전가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법안을 처리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노력과 역할은 하지 않은 채 다른 당에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은 상투적인 민주당의 방식"이라고 반박했다.

기획재정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 등 일부 상임위는 이날 소위원회를 열고 법안 심사를 진행했으나 여야 간 이런 분위기 때문에 사실상 일주일 정도밖에 남지 않은 12월 임시국회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게다가 한국당이 위원장을 맡은 법제사법위가 열리지 않으면서 각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이 본회의에 올라가지 못하고 있어 민주당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와 함께 개헌·선거구제 개편 논의 역시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이제는 개헌의 시간"이라고 개헌 드라이브를 걸면서 이날 두 번째 의원총회를 진행했으나 지역구 일정과 해외시찰 등으로 인한 저조한 참석률로 썰렁한 모습이 다시 연출되기도 했다.

/조태현 기자 choth@incheon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