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3명 구하고 다친 강산...재활의 긴 시간 응원
▲ 10일 서울 화양감리교회에서 열린 퇴원 기념식에서 강산(9) 어린이가 선물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서울 화양감리교회
연말을 앞둔 지난 10일 서울 화양감리교회에서 꼬마영웅인 강산(9·백령초교) 어린이의 퇴원을 축하하기 위한 뜻 깊은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교인들은 친구들을 구해내고 한 쪽 다리를 잃은 강산 어린이가 6개월 만에 건강하게 퇴원하자 그를 격려하기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신문 기사를 통해 강산 어린이의 소식을 접한 최상훈 화양감리교회 목사는 "어린 아이의 희생정신에 감동을 받고,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었다"면서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

강산 어린이는 올해 6월23일 백령면 백령로 305 앞길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한 쪽 다리를 잃었다. 그는 학교를 마치고 친구 3명과 함께 집으로 향하다가 갑작스럽게 사고를 당했다.
<인천일보 7월10일자 13면>

당시 승용차 한 대가 쏜살같이 달려와 자신들을 덮치려 하는 것을 가장 먼저 발견하고, 강산 어린이는 친구 3명을 밀쳐 구했다. 하지만 자신은 미처 차를 피하지 못해 차에 치였다.

이 사고로 강산 어린이의 폐는 눌렸고, 다리도 크게 다쳐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겨우 깨어났지만 이미 그는 다리를 한 쪽을 잃은 상태였다.

찰나에 발생한 사고로 강산 어린이와 부모의 삶은 크게 달라졌다. 사고 직후부터 치료를 받기 위해 강산 어린이와 그의 부모는 백령도 생활을 접어야 했다. 백령도에서 장사를 하던 강산 어린이의 아버지인 강영국(45)씨도 가게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 가장 크게 달라진 건 강산이였다. 강산이는 여느 아이처럼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뛰어 놀기 좋아하는, 밝고 활기찬 아이였다. 하지만 사고로 인한 충격에다 몸 곳곳에 난 크고 작은 상처로 '아프다'는 말을 가장 많이 하는 아이가 됐다.

하지만 주변 이웃들의 도움으로 강산 어린이는 사고 이전의 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백령도 주민들은 강산 어린이를 위한 나눔 바자회를 열어 성금을 전달했다. 화양감리교회도 성금 900여만원을 강산 어린이 가족에게 전달했다. 또 이달 25일 성탄절까지 헌금을 모금하기로 했다.

밝은 모습을 되찾은 강산 어린이는 일단 퇴원을 했지만 더 건강해지기 위해 또 다시 외래 진료와 재활이라는 고된 시간을 견뎌야 한다.

강영국씨는 "아이가 사고 당시 함께 있었던 친구들과 멀리 떨어져 있어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휴대전화로 연락을 자주 하고 있다"며 "학교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병문안을 오면서 아이도 사고 이전의 모습을 점점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