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공무원노조 성명서 발표...지역정가 큰 관심없거나 싸늘
남 지사 "주권모독 의도 없어"
남경필 경기지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경기도 포기' 발언으로 인해 도 공직사회와 도내 지역정가에 싸늘한 반응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다.

경기도청 공무원들과 지역정가 관계자들은 남 지사의 노이즈 마케팅은 물론 '광역서울도' 제안을 비판하거나 심지어 분노하는 등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경기도청공무원노동조합은 14일 성명서를 통해 남 지사의 '경기도 포기'에 대해 도민에 상처를 줬다며 충실하게 도정에 임하라고 발표했다.

도청 공무원노조는 "남 지사가 SNS를 통해 '경기도 포기'를 선언했다. 이는 1300만 경기도민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으며 1만2000여 공직자를 충격과 혼란에 빠뜨렸다"며 "도는 교통, 환경, 복지, 주거, 청년실업 등 여러 난제들로 인해 도민들의 고통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최근 감사원감사, 국정감사, 행정사무감사 등으로 공무원들의 사기는 바닥으로 떨어져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는 "도가 종합청렴도와 내부청렴도가 떨어졌고, 대내외적으로 힘든 시기에 도청 공직자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하지만 자신의 떨어진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SNS에 몰두하는 남 지사에 대해 공무원들은 실망감을 넘어 수치심마저 느끼고 있다"고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어 노조는 남 지사에게 본연의 업무인 산적한 도정과제 해결에 매진하고 부당한 인사로 혼탁해진 공직사회 개선을 위해 노력해달라고 주문했다.

도내 지역정가에서도 남 지사의 '경기도 포기' 발언에 대해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대부분 큰 관심이 없거나 싸늘한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도시계획 전문가로 국정기획자문위위원회 전문위원으로 활동한 이재준 더불어민주당 수원갑지역위원장도 남 지사의 이번 정책 제안에 대해 불손한 동기라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도시전문가 입장에서보면 연방제 수준의 통합에 대한 논의는 가치가 있지만 지자체장과 학자, 행정가 등이 수년에 걸려 연구하고 국민합의까지 거쳐야하는 사항을 선거를 앞두고 제안했다는 데서 동기가 불손해 보인다. 누가 봐도 선거용이 아닌가 싶다"며 "만약 이슈를 던지더라도 실행 가능한 것을 던져야한다. 특히 서울시와 논의하지도 않은 채 일방적인 제안은 맞지 않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송치용 정의당 경기도당위원장은 "남 지사의 SNS 발언은 정책적인 문제가 아니다. 분권과 지역 균형발전 화두를 외면하고 오로지 노이즈마케팅만 남았다. 대선이 끝난 지가 반년인데 대권행보인지 뜬금없다"며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슈와 비전 제시는 이해가 가지만 이런 식의 방법은 올바르지 않다. 남 지사는 경기도를 포기한다는데 이제 도민은 남경필 지사를 포기해야하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남 지사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주권모독을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이런 제안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선거철이 다가와서라면 '경기도를 포기한다'고 했겠는가. 원맨쇼를 하고 싶었다면 지금까지 이루어낸 일들을 나 혼자 했다고 자랑하고 있었을 것"이라며 "우리는 나라를 잘 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하는 머슴이 맞다. 원색적인 비난을 하기 전에 낡은 규제에 대한 순응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지 직시하라. 싸우지 말고 함께 잘 살 수 있는 방향을 만들어보자"는 글을 올렸다.

/최현호·김중래 기자 vadas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