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장소 '예술정거장' 프로젝트·합창 등 참여형 축제 마련
"지원 예산 늘리고 시민 접점 확대 … 삶의 질 향상에 힘쓸 것"
인천문화재단은 인천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가. 2004년 출범한 재단은 시민과 문화예술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인가. 지난해 12월 취임한 최진용 대표 체제 이후 재단은 어떤 변화를 겪고 있는지 등을 3회에 걸쳐 짚어본다.


下. 시민이 행복한 문화예술 지원


▲이젠 뭔가 시민에게 내 놓아야

문재인 정부의 문화정책이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문화, 사람과 더불어 함께 하는 문화비전에 방점을 두고 있다. 지난 12월 8일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비전2030-사람이 있는문화' 기조를 공개해 민관 협치 과정을 통해 구체적인 정책과 사업을 담아서 내년 3월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완성된 정책 발표가 아니었다. 개방형 비전 수립 구조다. 앞으로 만들어 갈 문화비전 수립의 원칙과 과정, 의제만을 제시했다. '사람이 있는 문화'로 문화 정책의 전환을 예고한 것이다. 이같은 정책변화에 맞춰 내년도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은 어떤 비전을 갖고 있으며, 문재인 정부의 개인의 창작과 향유권리확대 등의 문화정책 의제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문화는 삶의 질을 결정하고 품위를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낸다. 인천시민이 공감하고 함께 즐기는 문화는 무엇일까. 인천시민은 품위있는 삶을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고 있는 걸까. 이를 위해 인천시와 인천문화재단은 어떤 노력을 하고 있으며, 문화예산 확보와 문화인프라 구축 등은 얼마나 구체적이고 유효한가. 끊임없는 자기질문을 던지고 해답을 찾아내는 과정이 필요한 대목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문화재단은 개인 역량보다는 내부 조직문화에 문제가 있다. 본부장과 팀장급 이상들이 자기 사업에 대한 애정을 갖고 시비나 국비를 예산을 확보하려는 의지가 부족하다"며 "최근 3년 동안 예산과 조직, 인력이 늘었다. 이제 뭔가 시민에게 내 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의 조직은 내부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는 구조다. 본부장급 이상은 개방형으로 바꿔야 한다. 특히 사무처장과 대표이사의 역할이 크다"고 주문했다.

▲시민이 행복한 문화예술지원

인천문화재단의 내년 사업과 예산을 중심으로 시민이 행복한 문화예술지원 방향 등을 알아본다. 우선 정책연구 분야를 살펴보면, 문화주권 사업의 실천방안을 논의하고, 분과별 포럼을 수시 기획 진행하는 등 지역맞춤형 정책 거버넌스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문화정책 제안 개발 사업도 진행해 시·군구 문화정책으로 제안하기 위한 라운드테이블도 마련한다. 기초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매뉴얼을 제작해 기초문화재단 설립 운영의 효율화와 더불어 광역문화재단과 기초문화재단의 상생 발전방안을 모색한다.

문화예술지원사업은 전년대비 10% 증가한 14억1500만원 규모로 1차, 2차 공모로 진행한다. 인천의 청년예술가를 지원하는 '바로 그 지원' 예산도 9600만원 규모로 올해보다 13% 늘었다. 특히 올해에는 인천예술정거장 프로젝트를 신설해 공공장소인 공항, 터미널, 지하철 등의 장소에 공공예술프로젝트를 실행토록 했다.

이를 통해 시민들이 인천예술의 저력을 확인하고 체감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예술가들과 시민들의 접점을 다각도로 발굴할 예정이다.

생활문화센터에서는 생활밀착형 시민문화활동 지원에 나선다. 개인의 창작과 향유권리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문화공동체활성화', '시민축제', '시민예술프로그램' 등의 공모 사업을 운영한다. 그뿐만 아니라, '동네방네 아지트 지원', ' 생활문화센터 아카데미 운영' 등으로 참여자들이 생활예술 매개자, 활동가, 창작자로 보폭을 넓히고 생활문화활동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

특히 생활문화동아리 지원 사업의 경우 인천시와 협력해 지역 내 생활문화동아리의 활동을 장려하고, 주체적인 생활문화동아리 활동 지원을 확대한다.

▲음악플랫폼과 섬에 문화예술 옷 입히기

이달 말 음악플랫폼을 오픈, 개항장문화플랫폼을 확대 운영한다. 인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지역음악 아카이빙, 공연 등 차별화된 음악도시 이미지를 제고할 예정이다. 음악플랫폼을 거점으로 다양한 시민 대상 음악프로그램을 기획 진행, 개항장문화플랫폼 내 음악플랫폼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사업을 내년부터 추진한다.

시민과 접점이 축제분야까지 확대된다. 인천개항장예술축제를 내년 10월 개막 예정으로 준비해, 인천 대표 브랜드 예술축제로 키워나갈 계획이다. 또 합창을 매개로 시민들이 참여하는 참여형 축제로 인천시민합창축제를 신규로 준비했다. 섬마을밴드 음악축제 역시 내년에도 진행될 예정이다. 축제사업의 운영뿐만 아니라, 축제협력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도 나설 계획이다.

섬예술 프로젝트로 문화예술과 인천의 지리적 가치를 제고하는 프로젝트도 마련했다. 옹진군 관내 섬을 대상으로 만화의 섬과 조각의 섬을 조성한다. 만화의 섬의 경우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활용한 공공디자인 프로젝트를, 조각의 섬의 경우 조각작품 공모 및 작품제작과 설치로 조각공원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이 섬예술 프로젝트는 4억5000만원 규모로 섬의 가치에 문화예술적 가치를 접목해 시민들과 만날 예정이다.

▲시민과 시설의 만남

인천문화재단이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시설들도 시민들과 만날 채비를 하고 있다. 송도의 복합문화공간 트라이보울은 30회 이상의 공연과 아트클래스 등을 준비하고 있다. 상시 공연을 열어 시민들에게 문화예술향유를 위한 즐길거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한국근대문학관은 부족한 전시실을 확대하기 위해 별관을 조성한다. 재단 청사의 이전에 따라 문학관 공간으로 기능을 전환한다는 것이다.

올 3월 통합 신설된 인천역사문화센터는 연구사업을 본격 진행한다. 인천 역사공간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 역사자료 디지털 아카이브, 문화재 보존 관리 활용 등 정책 수립 기반 조성에 나선다. 강화 관방유적 조사연구와 고려개국 1100주년 기념 학술회의, 삼별초 역사문화교류 사업 등을 펼친다.

인천아트플랫폼은 레지던시와 국제교류 등 예술가의 창작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국내외 작가들이 해외 활동 및 국내 체류 활동을 통해 국제적인 인지도와 위상을 제고할 예정이다. 레지던시와 연계한 전시도 수시로 연다. 연10회 운영되던 아트마켓을 30회로 확대하고 시민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할 계획이다. 예술품(공예품)을 판매하는 아트숍을 구축해 상설판매도 진행한다.

최진용 인천문화재단 대표는 "인천문화재단은 내년에 '문화인천을 디자인하는 협력플랫폼'이라는 비전으로 전략목표와 전략과제를 도출했다"면서 "내년 예산도 230억 규모로 올해 217억 대비 12억 5000만원, 5.7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동화 기자 itimes21@incheonilbo.com




'문화도시' 흠뻑 적실 1000개의 '오아시스'

市, 내년 6대사업 1638억 투입



인천시는 내년에 1000개의 문화오아시스 등 6대분야, 19개 과제, 54개 사업에 1638억원을 투입한다. 이는 시 전체 예산 가운데 문화예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2.51% 정도이며, 올해 대비 273억원이 늘었다.

특히 50개 세부사업은 문화포럼과 시민문화예술 단체, 시 문화주권 TF 등 각계각층에서 제안한 사업을 정책에 반영해 수립한 사업들이다. 세부사업은 인천가치 재창조 분야에 △인천해양설화를 활용한 동화책 제작 △인천예술사 연구 및 아카이빙 △인천은광의 역사문화 콘텐츠화 △고려 강도의 꿈 등이며, 문화도시 인프라 구축분야에는 △1000개의 문화 오아시스 조성 △한국근대문학관 전국 최고로 확대 △ALL인천서점 개설 운영 등이다.

인천형 문화예술 생태계 조성분야에는 △인천형 예술인 복지플랜 수립 및 예술인 지원 △문화예술단체 지원 확대 △청년예술인 '생애 첫 지원' △예술대학 설립 및 시민문화예술대학 활성화 등이며, 생활문화활성화 분야에는 △1000개의 생활문화동아리 육성 △인천시민문화헌장 및 문화도시 조례 제정 등이며, 글로벌 축제·관광도시 분야에는 △인천힙합존 조성 및 스팟공연 △한국대중음악자료원 설립 △사람과 공간의 이야기가 더해지는 원도심 관광만들기 등이다. 문화산업 기반 조성 분야에는 △인천영상밸리 조성 △지역서점 활성화 등의 사업이다.

대표정책 사업으로 2022년까지 조성하는 '1000개의 문화 오아시스'는 기능을 상실한 유휴공간, 버려진 공간, 짜투리 공간 등을 활용해 문화로 도시의 전반적인 기능에 활력을 불어넣고 생활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이 목표다. 이와 함께 시는 시민의 자발적인 문화활동을 장려하고 권리실현을 촉진하기 위해 '인천광역시 생활문화 지원 조례'를 마련했다.

한편 인천시는 2016년 문화예산(1.9%)이 국내 특별시와 광역시 가운데 최하위에서 문화주권 선언을 통해 2020년까지 문화예산 3.0%의 단계적 달성을 제시했다.

/이동화 기자 itimes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