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직접 연구·개발정책 지원 1년
상인상생 푸드트럭, 전국서 벤치마킹
'평생학습공간 613곳' 확대 지정 목표
어디서든 5분만 걸으면 이용가능토록
▲ 지난해 수원시가 지역 청년들을 소통·공유공간인 '수원청년바람지대'에 초대, '청년, 우리일단만나!'라는 주제로 자유로운 토크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수원시
▲ 수원시 대표 전통시장인 남문시장 일대에 들어선 청년 푸드트럭. 이곳은 최근 새로운 명소로 떠올라 많은 젊은 층이 찾고 있다. /사진제공=수원시
2 청년이 존중받고, 배움이 있는 도시

1 민주주의, 인권 그리고 기록
3 성과와 남은 과제
4 염태영 시장의 생각은


◆수원시가 청년들과 함께 걸어온 1년

수원시는 123만 시민의 32%인 40만명이 19~39세의 청년인 '젊은 도시'다. 다가오는 저출산·고령화 사회와 인구절벽 시대를 대비한 청년세대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청년들은 장기적 경제 불황으로 인한 저성장과 높은 취업의 벽으로 인해 결혼과 육아, 꿈, 미래까지 모든 것이 불투명하다.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급격한 사회적 변화까지 예고됐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청년들은 발버둥 쳐보지만, 학비와 생활비 등의 부담이 점점 커지는 등 생활수준은 열악해져만 간다.

수원시는 청년들 스스로가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지난해 시정 화두를 '청년'으로 내세웠다. 더 이상 청년문제를 방치하면 사회 문제를 넘어 '대한민국의 미래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절박함에서 비롯됐다. 당시 염 시장은 청년들과 '함께 걷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수원시 청년지원 방향은 타 지방정부와 달리 다소 독특하다. 수원시는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 '청년 스스로 정책의 입안부터 실행까지 주도한다', '일자리를 넘어 청년의 삶 전체로 범위를 확대한다', '정책과정의 투명성과 공정한 집행을 우선으로 한다'는 4가지 원칙하에 지원정책을 펴고 있다. 한마디로 지원정책을 내놓고, 청년들이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청년들과 함께 고민에 풀어가자는 것이다.

이에 수원시 대학생 학자금·생활자금 대출이자 지원 등 모든 청년관련 정책에는 '수원시 청년정책위원회', '청년 네트워크' 등 청년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문을 연 청년 소통·공유 공간인 '수원 청년바람지대'에는 매일 많은 청년이 방문해 자발적인 정책연구 등을 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 346개 단체, 8579명이 이곳을 찾았을 정도다.

이밖에 수원시는 청년이 '꿈'을 실현하고, 자립적 생활을 돕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시행해왔다. 대표적인 게 올해 초 시작된 '수원형 푸드트럭 사업'이다.

이 사업은 청년대상 사업자를 모집, 수원 대표 전통시장인 남문시장에 야간 푸드트럭을 운영하게끔 지원하고 있다.

애초 지자체들의 푸드트럭 사업이라 하면, 공공기관과 문화·체육시설에 한정됐었다. 이곳은 유동인구가 적고, 일정한 영업시간도 갖기 어려워 청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수원시는 이러한 점에 착안, 전통시장에 푸드트럭을 두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꺼냈다. 시장 상인들과의 갈등으로 사업시행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총 9개 상인회에 푸드트럭을 소속시키는 대안을 제시해 협의를 이끌어냈다.

트레일러가 소속된 시장 상인회에 매달 회비를 지불하는 임대 형식으로 운영된다. 상인과 청년들이 '상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셈이다. 이는 전국 최초의 사례가 돼 타 지자체에서 벤치마킹을 오거나 유명 요리전문방송을 타며 입소문까지 났다.

수원시는 지난해에도 푸드트럭 청년 사업자들이 시가 정한 거점장소(공원 등)를 자유롭게 오가며 영업할 수 있는 '이동영업 푸드트럭'을 전국 처음으로 시행하기도 했다.


◆지역을 넘어 세계로, 수원시 평생학습

'독서문화축제', '성인문해(한글교실) 경연대회', '어린이 백일장 대회', '북콘서트', '지역작가와의 만남' 등등. 시민들이 사는 곳에서 가까운 기관 등 장소에서 꾸준히 열리고 있는 평생학습 관련 프로그램이다.

수원시의 평생학습도시는 '시민 누구나, 어디서든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지향하고 있다. 이는 평생학습에 대한 관심이 어느 지자체장보다 뜨거운 염 시장의 포부가 반영됐다 할 수 있다. "수원시는 세계적 평생학습도시 반열에 올라설 것이다." 유네스코 평생학습연구소(UIL)가 주관하는 '제6차 세계성인교육회의 중간회의(Mid-Term Review)'가 수원시에서 열리는 날을 앞두고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렇게 말했다.

세계적인 성인교육회의를 한국에 유치한 것은 수원시가 최초다. 수원시는 '모두를 위한 교육'에 가치를 두고, '지속 가능한 평생학습도시' 구현에 앞장서고 있다. 먼저 올해 59억4000만원이었던 학습도시 조성 예산을 2018년 69억6000만원, 2019년 128억8000만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염태영 시장은 앞서 '배움과 실천으로 꿈을 이루는 글로벌 평생학습도시 수원'을 수원시 평생학습 비전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비전은 ▲시민 누구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학습 복지 ▲미래를 선도하는 민주시민 육성 ▲125만 시민 모두를 위한 학습 공간 조성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학습 모델 구현 등이다.

수원시는 비전 실현을 위해 평생학습 거점을 늘릴 계획이다. 모든 시민이 5분 이내에 평생학습공간에 걸어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수원시 모든 도서관·복지관·동 행정복지센터 등 학습공간으로 이용할 수 있는 613개 시설을 평생학습공간으로 지정, '학습 거점'을 만든다.

2011년 개관한 수원시평생학습관은 수원시 평생교육의 '허브' 역할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은 '뭐라도 학교'와 '누구나 학교'다. 수원시는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13·2016년 '대한민국 평생학습 박람회'에서 수상했다. 지난 9월18일 아일랜드 코크시청에서 열린 제3차 학습도시 국제회의(18~20일) 개막식에서는 '학습도시' 운영에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준 도시에 수여하는 '2017 유네스코 학습도시상'을 받았다.

수원시에는 평생학습에 대한 열정이 뜨거운 인물도 있다. 박영도 수원제일평생학교장이다. 그는 1983년부터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야학교사로 활동하며 수많은 이들에게 '깨우침의 기쁨'을 선사했다. 1983년 대구효목성실공민학교, 서울 YMCA 청소년학교(1988~1992)에서 야학교사로 활동했다. 1996년부터는 수원제일평생학교 교사·교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야학교사에 몸 담은 지 30년이 넘은 그는 '야학의 산증인'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수원제일평생학교에서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문해(文解) 교육, 검정고시 과정, 학교 밖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 교육, 다문화 주민들을 위한 교육 등에 힘쓰고 있다.

학생 대부분이 '사회적 약자'다. 수많은 이들에게 박 교장은 '깨우침의 기쁨'을 선사했다. 제자가 3500여명에 이른다. 박 교장은 지난 10월 평생교육분야에서 크게 공헌한 공로로 유네스코에서 주관하는 '세계평생교육 명예의 전당'에 입성했다.

수원시는 외국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평생학습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수원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수원시외국인복지센터, 수원이주민센터 등 시민단체·기관과 손잡고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