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 쏙쏙 '재즈 선율' … 추억 흔들어 깨우다
▲ 정통 재즈밴드를 표방하는 '골든 스윙 밴드'가 9일 인천 서구의 클래식전문 공연장 엘림아트센터 엘림홀에서 센터 개관 1주년 기념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엘림아트센터
겨울의 길목에서 따뜻하면서 경쾌한 또는 부드러우면서 신나는 스윙 재즈의 향연이 인천 청라신도시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복고풍의 전통 재즈 밴드를 표방하며 재즈의 가장 기본적인 스윙과 스윙 보컬의 아름다운 화음을 추구하는 팀으로 널리 알려진 '골든 스윙 밴드'가 지난 9일 인천 서구의 클래식 전용 공연장 엘림아트센터 개관 1주년 기념공연을 아트센터 엘림홀에서 가졌다.

재즈의 가장 아름답던 시절, 가장 영광스럽던 순간에 대한 추억과 향수를 다시금 이야기하기위해 '골든 스윙 밴드'가 준비한 이날 공연은 곡 전체에 묘하게 흐르는 특유의 흥겨움을 잘 표현한 'My Baby Just Cares for Me'로 시작됐다.

엷은 브라운 계열의 원피스에 검은 벨트로 멋을 낸 보컬 김민희가 이어 부를 곡에 대한 짧은 설명과 제목을 소개하며 이어진 다음 곡 'How High the Moon'은 역대 음반으로 발매된 가장 위대한 팝송을 소개하는 '죽기 전에 꼭 들어야 할 팝송 1001'에 선정된 곡으로 간주 부분에 기타와 피아노의 연주에 맞춰 보컬이 허밍으로 따라하며 흥을 돋우었다. 이어 소개된 'As Long as I Live'은 아름다운 멜로디와 부드러운 스윙, 그리고 죠지 시어링 스타일의 재미있는 편곡이 가미된 곡이다.

베이스와 피아노 연주가 돋보인 'I Concentrate on You'는 원곡과 달리 신나는 라틴 리듬 기반에 블루스 분위기가 나도록 색다른 편곡에 "어릴 때 사랑은 부질없는 거라지만 나는 좀 더 당신을 사랑하겠다"는 보컬의 가사 소개에 관객들은 박수로 화답했다.

피아노 전주로 시작된 'Too Close for Comfort'에 이어 부른 'Love Is Necessary Evil'은 골든 스윙 밴드의 2집 앨범 의 서브 타이틀 곡으로 보컬을 포함한 5중주의 작은 편성이지만 빅밴드 스타일을 가미한 매력에 관객들도 흠뻑 빠져들었다.

이어 보컬 김민희의 멤버 소개가 이어졌는데 따뜻하고 달콤한 연주로 곡을 돋보이게 하는 피아니스트 최연주, '골든 스윙 밴드'의 리더이자 곡을 선택하고 편곡하는 기타리스트 정준영, 여성 팬들의 '멋있어요'라는 댓글을 많이 받는다는 '미남 베이스' 최성환, 두 번째 앨범부터 참여한 멋진 드러머 곽지웅이 차례로 박수를 받았다.

김민희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라며 열창한 'Lush life'에 이어 "엘림아트센터에서 재즈 공연은 처음이라고 들었는데 개관 1주년이라는 뜻 깊은 행사에 초대받아 감사하다"며 드럼과 베이스 연주로 시작한 'Goody Goody'가 흥겨운 스윙 재즈의 진수를 선보였다.

이어진 'Cheek to cheek'은 '뺨을 맞대고 춤을'이라는 가사에서 알 수 있듯이 스윙 댄스가 절로 떠오르는 흥겨운 분위기의 댄스곡에 관객들은 환호와 박수장단으로 열기를 더했다.

정규 프로그램의 마지막은 2집 음반의 메인 타이틀 곡인 'I Love Paris'가 장식했는데 20~30년대 베니 굿맨 악단의 연주가 떠오르는 무게감이 느껴지는 스윙넘버이다.

관객들의 뜨거운 앵콜 요청으로 'All I Want for Christmas Is My Two Front Teeth'라는 긴 제목의 곡은 베이스와 기타의 화음이 어우러져 다가올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미리 맛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지난 2012년 결성된 '골든 스윙 밴드'는 피아노와 보컬을 함께 연주했던 그 옛날 냇 킹 콜의 멋스러운 스탠다드 재즈를 추구하며 오스카 피터슨 트리오와 엘라 핏제랄드의 감동적인 협연과 조지 쉬어링, 페기 리, 낸시 윌슨이 나누었던 포근한 어울림을 재즈 애호가에게 들려주기 위해 의기투합했다.

이들의 유쾌한 스윙 보컬 재즈에 대한 제안은 이내 입소문을 통해 전파됐으며 자라섬국제재즈페스티벌을 비롯하여 서울, 부산, 대구, 제주 등의 전국 음악 페스티벌과 콘서트를 통해 숙성, 검증됐다.
'뛰어난 스윙감과 편곡능력을 지닌 젊은 밴드'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골든 스윙 밴드'의 리더 정준영은 "대중들에게 너무 난해하거나 애호가들에겐 너무 가벼운 음악으로 느껴지지 않는 재즈를 선보여 사람들이 재즈를 좋아할 수 있도록 전통적인 스윙 재즈 사운드를 더욱 갈고 닦아 스윙 재즈, 보컬 재즈의 새로운 부흥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여승철 기자 yeopo99@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