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 구구컬리지 대표 성남지역 청년에 무료 IT 교육…'청년상상랩' 꾸려 사회문제 해결 캠페인도
"누구나 쉽게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며 서로 가르쳐주고 배울 수 있는 사회를 꿈꾸고 있습니다."

박용(36) 구구컬리지 대표는 10일 인천일보와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에는 취업과 자기개발 등을 위해 배움에 목말라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정보기술(IT)이 그것을 실현해 내는데 보탬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표는 국내 명문대학을 졸업한 뒤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선망하는 삼성전자(무선사업부)에 입사해 2년여 근무하다 2014년 퇴사했다.

그는 "삼성 장학금으로 대학과 대학원까지 마치고 입사해 핸드폰 개발업무를 맡았다"며 "'이곳에 얽매여 있기 보다는 창업하는 편이 낫겠다'고 마음을 굳힌 뒤 미련없이 사표를 던졌다"고 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정했다. 그는 "그 때는 스타트업 지원에 대한 사회 분위기도 생겨나고 있었고 창업 아이템도 갖고 있었다"며 "휄스케어 제품을 개발한 뒤 투자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한동안 낙심하고 방황했지만 고향인 성남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을 바꿨다고 한다.

그는 "돈과는 관계없는 일을 하면서 창업 실패에 대한 치유도 받고 싶었다"며 "컴퓨터 검색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친구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하는 '일하는 학교'를 알게 됐다. 한 달 후 그 곳에서 엑셀 강의를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엑셀은 나에게 대학 때 교양과목에서 배우는 것 정도의 의미였다. 그런데 엑셀을 다룰 수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취업이 결정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아르바이트로 전전하던 한 청년이 엑셀을 배운 뒤 취직해 월급을 받아 계획적으로 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큰 보람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배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그 기회를 주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끝에 2014년 10월 '구구컬리지'를 만든다.

'구구컬리지'는 프로그래밍, 웹 기획 및 개발, 디자인 등 3개 프로그램을 교육한다. 수강료는 없다. 대상은 성남지역 청년들이며, 교육 과정은 1~3개월이다. 지금까지 80여명이 구구컬리지를 거쳐갔다.

그는 "구구컬리지는 '99%를 위한 학교'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면서 "스타트업을 했던 친구 2명과 함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프로그래머인 그는 '1%', 소수를 위한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검정고시 교육 콘텐츠는 별로 없다. 이를 이용하는 이들이 적기 때문이다. 그래서 검정고시 문제풀이 이러닝 플랫폼을 만들려고 한다. 또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장애인을 위한 어플리케이션 개발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또 지난 8월 '일하는 학교'와 의기투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모임인 '청년상상랩'을 꾸렸다.

'청년상상랩'은 대학생, 청년, 직장인 등 10여명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주제 토론을 거쳐 해결방안 마련한 뒤 실행에 옮기는 방식으로 운영한다. 폐 펼침막 재활용, 반려동물인식 캠페인, 서재 공유하기 등이 청년상상랩이 펼친 운동이다.

박 대표는 "구구컬리지를 비영리단체(NPO)로 전환하는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면서 "기대수명이 연장되고 이미 4차 산업혁명은 시작됐다. 평생교육이 이런 미래에 대비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일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이동희 기자 dhl@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