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세대는 가족 간의 대화부족, 이웃 간의 유대감 감소 같은 단절 현상이 사회 문제화된지 오래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도에서 마련한 '생태텃논 들녘' 행사가 눈길을 끈다.

지난 10월 중순 양평 질울고래실 마을에서는 학교 운동장에서나 볼 수 있는 마을잔치 풍경이 한바탕 펼쳐졌다.

농부와 도시민이 마을입구에 모여 청년, 아이는 물론 노인 어르신까지 어우러져 무엇인가 열심히 작업 한다.

질울실 고래 마을 논에서 벤 토종벼를 쌓아놓고 옛날 탈곡기로 추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마에는 땀방울이 베어 나오는데도 왁자지껄 재밌어 한다.

한쪽에서는 탈곡한 볏짚으로 새끼 꼬기 준비를 하고, 떡매치기 행사를 할 계획이란다.

거기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나이 지긋한 중년의 아저씨는 막걸리를 들었는지 붉은 얼굴을 하고 잘 알지도 못하는 참여자와 같이 대화를 나눈다.

토종닭을 쫓는 아이, 뿔을 뜯어다 염소에게 먹이는 아이들이 분주하다.

참여자들은 벼도 베보고, 탈곡도 해보고 전통놀이도 체험하면서 농촌과 농업의 현장을 이해하고 가족과 이웃 간의 화합의 기회를 만끽했다.

질울실 마을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으로 도시에서 멀지 않은 전형적인 농촌 풍경이다.

바람도 솔솔 불고, 개울에는 우렁이가 멀리서도 보일정도로 산에서 내려온 깨끗한 물이 연신 흐른다.

점심이 되자 마을 노인 아주머니께서 점심식사를 내어 오신다.

젊은이들은 밥을 퍼서 어머니, 아버지, 아이들에게 나른다.

땀을 흘렸으니 반찬의 가짓수를 따지는 것은 사치이다.

밥을 먹고 밖으로 나오니 마을에서 생산된 신선한 토마토를 3000원에 팔고 있다.

참 붉게 익어 맛있어 보인다.

오늘 참석한 도시민은 농촌의 참 풍경을 맛보았을 테고, 아이들은 쌀이 어디서 나오는지 경험했을 거다.

그러면서 엄마아빠와 많은 이야기도 했을 것이다.

이게 우리가 바라는 가족과 이웃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