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상처가 채 아물기도 전에 또 해난참사가 빚어졌다. 그것도 포구에서 1.85㎞ 떨어진 인천 앞바다에서다. 22명이 탄 낚싯배가 인천 영흥도 인근 해안에서 급유선과 충돌해 전복된 사고다. 7명만 구조되고 13명이 사망했으며 2명은 실종 상태다. 희생자들 절반 가량이 인천시민이라고 한다. 어두운 시간이었다고는 하지만 항행 선박간에 이처럼 치명적인 충돌 사고가 일어난 데에는 안전 의식이나 시스템에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한다. 나아가 해경의 구조 활동에도 아쉬운 점이 크다. 이번에도 초동 대처의 골든타임을 놓친 데 대해서는 확실한 반성과 보완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해경에 따르면 이 날 오전 6시9분 통합신고시스템으로 사고를 낸 급유선 선장으로부터 사고 접수를 받았다고 한다. 해경은 6시13분 영흥파출소에 출동을 명령했고 영흥도 진두항에 있던 구조보트는 다시 13분 뒤인 6시26분에 출발해 30분 만인 6시56분에 사고해역에 도착했다. 그러나 구조보트에는 직접 물로 들어가 인명을 구조할 수 있는 특수구조대와 장비가 없었다. 결국 오전 7시 17분 평택구조대를 실은 함정과, 7시 36분 인천구조대를 실은 함정이 도착한 이후에야 구조가 시작됐다. 본격 선내 구조가 시작된 것은 사고 후 1시간 20여 분 가량을 넘긴 뒤였으며 이 때부터 2시간 동안 16명이 구조됐지만 13명이 숨졌다는 것이다. 뒤늦게 함정 63척과 항공기 11대가 동원됐다지만 인명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는 사실만 새삼 확인됐을 뿐이다.

국민들은 아직도 세월호 당시의 무기력하고 무책임했던 해경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그래서 우여곡절 끝에 다시 태어난 해경에 기대와 주문을 해왔던 것이다.

인천일보는 지난 7월 해경 부활에 즈음해서도 '현장 제일주의'를 강력히 주문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119의 초동 대처와는 비교될 정도로 느슨한 모습을 보였다. '현장'과 '초동 대처'가 전부다. 물론 불가항력의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망망대해라면 몰라도 뭍에서 빤히 보이는 근해에서 더 이상 이같은 참사가 되풀이돼서는 안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