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주부극회, 내일부터 사흘간 연극 '마요네즈' 공연
▲ '엄마' 역의 채혜숙 씨와 딸 '아정'역의 박찬숙 씨의 연극 연습 모습.
인천의 엄마들이 앞치마를 벗고 무대에 오른다.

인천주부극회가 오는 24~26일 제17회 정기공연 '마요네즈'로 인천수봉문화회관 소극장에서 시민들을 만난다.

연극에 관심 있는 인천 주부들이 모여 지난 1995년 창단한 인천주부극회는 2003년까지 연 2회 정기공연과 초청 순회공연, 전국연극제 등에 참가하며 활발하게 활동하다 운영비 문제로 공백기를 보냈다.

올해부턴 회원 20여명이 십시일반 회비를 모으고 주변 후원을 받아 활동을 재개하게 됐다.

연극 '마요네즈'는 엄마와 딸의 애증관계를 섬세하고 실감나게 그린 작가 전혜성의 데뷔작이자 대표작이다.
딸 '아정'은 서랍에서 엄마가 사준 머플러를 보고 돌아가시기 전 엄마와의 기억을 떠올린다. 딸은 엄마의 간섭과 수다, 잔소리, 엄살까지 사소한 일에도 끊임없이 부딪치며 밥 먹듯 그의 마음에 비수를 꽂곤 했다. 특히 마요네즈를 머리에 발라 마사지하는 엄마를 보며 결국 폭발해 싸우던 일이 가장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이 작품은 끊임없이 부딪치지만 가족이기에 결국 이해할 수밖에 없는 모녀. 여자로 태어나 누군가의 엄마로 또 아들이 아닌 딸로 살아가며 여자로서의 삶을 잃어버린 우리 세대의 서글픈 단면을 보여준다.

공연은 24일 오후 7시, 25일 오후 3시·7시, 26일 오후 3시에 진행되며, 현장에서 입장료(1만5000원)를 내고 관람하면 된다.

채혜숙 대표는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는 부모의 마음을 절절히 느낄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라며 "이번 공연을 계기로 앞으로는 인천의 중년들이 노후를 문화와 함께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주부극회의 틀에서 벗어나는 등 변화를 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010-8170-4197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