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면적 130㎡ 이하만 지원' 불구 대상 확대 … '실적쌓기' 지적
경기도가 '노후주택 녹슨 상수도관 개량사업' 지원대상을 선정하면서 관련 규정을 무시하며 무리하게 사업대상을 확대한 것으로 드러났다.

남경필 경기지사의 공약인만큼 임기 내에 사업을 완료하기 위해 실적 쌓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일보 8월2·24·28일자 1면>

19일 경기도수자원본부와 진용복(민주당·비례) 경기도의원에 따르면 도는 올해 1~9월 공동주택 4만6176세대에 대한 상수도관 개량사업을 벌였다.

그러나 도는 이 과정에서 주택 면적 130㎡(39평형) 이하 세대만 지원할 수 있다는 규정을 무시한 채 130㎡ 이상 2352세대를 사업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사업대상이 아닌데도 사업비를 지원받은 주택 규모는 전체 사업대상의 5% 가량인 2352세대에 달한다.

실제 성남시의 H아파트의 경우 172㎡(약 50평형) 면적의 12세대가 공사비를 지원받았고, 부천시 W아파트 역시 130㎡ 이상인 592세대가 도의 예산으로 상수도관을 개량했다.

상황이 이렇자 도가 남 지사의 공약인 녹슨 상수도관 개량사업을 임기 내에 마무리하기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진용복 의원은 "올해에만 대상도 아닌 2300세대가 넘게 지원금을 받았다는 것은 지난 2015년부터는 더 많은 세대가 기준을 넘었음에도 지원받았을 것"이라며 "남경필 지사가 임기 내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진 의원은 또 "1~2세대라 하더라도 당초 사업취지에 맞게 녹슨 상수도관 개량 사업이 추진돼야 하지만, 실적 달성을 위해 아파트 등 공용배관에 사업이 집중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도 수자원본부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 내에 크기가 다른 세대가 혼용돼있다 보니 부득이하게 기준을 초과한 세대의 경우 예외규정을 두고 지원하고 있다"면서 "130㎡(39평형) 이상 세대는 공사비의 15%를 지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녹슨 상수도관 개량사업은 남 지사가 후보시절인 2014년 5월 군포의 한 아파트에서 녹물이 나오자 노후 수도관 개량지원을 약속, 공약한 사업이다.

도는 오는 2020년까지 도내 건축 후 20년 이상 지난 노후주택 중 면적이 130㎡ 이하 세대 93만6000세대의 20% 수준인 20만 세대 개량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올해 9월 말 현재 총 13만1376세대를 지원한 상태다.

/정재수·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