둥지 수는 비슷 … 부화·이소 증가
올해 인천 남동유수지에서 번식한 저어새 새끼 생존율이 작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저어새네트워크는 지난 17일 송도 G타워에서 열린 '2017 인천-홍콩 저어새 국제워크숍'에서 이 같은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올해 저어새 새끼 생존율은 85.7%로 작년 74.9% 대비 약 10%p 증가했다. 부화하기 위해 알을 품은 둥지 수는 작년과 비슷했지만 알에서 깨어난 후 둥지를 떠난 새끼 수가 작년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생존율 수치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알을 품은 둥지는 173개로 작년 보다 1개 늘어났다. 올해 이 둥지에서 총 272마리가 부화했고, 둥지에서 먹이를 먹고 잘 자라 월동지로 떠난 새끼는 233마리로 집계됐다.

특히 새끼 3마리가 모두 한 둥지를 떠나는 비율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올해 전체 둥지 수에서 새끼 3마리가 이소한 둥지 비율은 12.1%로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한 둥지에서 보통 1~3마리 새끼가 태어난다. 한 둥지에서 더 많은 새끼가 번식할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주변에 먹이가 풍부해 번식지로서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2010년 한 때 3마리 이소 둥지 비율이 37.5%를 기록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남동유수지 주변에 있던 고잔 갯벌 등이 지속적으로 매립되면서 먹이 터가 부족해지는 현상이 일어났다. 먹이를 구하는 데 이동거리가 늘어나면서 새끼가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으로 부적합해졌다.

이 같은 환경에서 인천저어새네트워크 등은 둥지가 물에 잠길 때 구출에 나서는 한편 둥지 재료를 공급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저어새가 원활한 번식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남선정 인천저어새네트워크 교사는 "저어새 번식 시기가 해마다 빨라지고 있는 것에 대한 분석이 필요하다"며 "전 세계 저어새 중 약 20%가 도래하는 곳인 만큼 남동유수지의 법적 보호 방안을 마련해 각종 개발로부터 위협을 받지 않게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