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유씨 게스트하우스·독립서점 스태프 경험 책으로 엮어
"내 고향에도 낭만 가득한 공간 꾸리고 싶어"…독립서점 준비
세대를 불문하고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훅 떠나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단연 '제주도'다. 특히나 20대에게 제주도는 '일과 여행' 모두를 즐길 수 있는 이색 아르바이트인 '게스트하우스 스태프'를 할 수 있는 낭만의 장소이기도 하다. 제주 구좌읍 종달리에 위치한 게스트하우스 '수상한 소금밭'과 독립서점 '소심한 책방'에서 일했던 김지유(25)씨 역시 잊지 못할 낭만의 매일을 한 권의 책으로 남겼다.

"'책방 일 도와줄 사람이 필요해!'. 친구의 말 한마디로 모든 게 시작됐어요."

2014년 의무경찰을 제대한 김씨는 먼저 스텝으로 일하고 있던 가장 친한 친구의 권유로 제주행 항공권을 끊었다. 같은 분이 운영하시는 게스트하우스와 서점에서 일하던 김씨와 동료 스태프들은 손님들이 자주 묻는 맛집과 관광지 등의 질문을 한번에 해결하기 위해 종달리 지도를 만들기로 했다. 그러다 일상을 기록으로 함께 남겨보라는 사장의 권유로 지난달 23일 책 <수상한 기록>이 탄생했고, 현재 책방 블로그(sosimbook.com)를 통해 판매하고 있다.

책에는 김씨의 제주에서의 3개월과 동료 이미림, 권솔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김씨는 책방에서 이효리·이상순 부부가 찾아와 책에 사인을 받으라는 사장님의 미션을 수행한 것과, 강정마을에 갔다가 의경 시절 밀양 송전탑 산꼭대기서 건설 현장을 지킬 때 만난 주민들을 떠올렸던 기억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을 안 좋아하는 편인데, 쓴 사람의 진솔함이 느껴지는 것이 좋은 에세이라고 생각해서 작업 내내 고민의 연속이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동료들과 함께 쓰는 거라 최대한 솔직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강정마을' 부분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인천에서의 일상으로 돌아온 김씨는 소심한 책방의 추억을 이어가기 위해 동구 화수동에 독립서점 '모도'를 만들고 있다. '모 아니면 도'라는 화통한 이름의 이곳을 글도 쓰고 책도 만드는 아지트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내 고향 인천에도 제주 '소심한 책방'처럼 낭만 가득한 멋진 공간을 꾸리고 싶습니다. 많은 분들과 '도'가 아닌 '모'처럼 알찬 곳으로 만들어 갈 예정입니다."

/글·사진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