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직원과 업무 보고·승진 면담 중 "춤추러 갈까"
인권위에 진정서 제출 … 대표 "자신감 확인 차원"
안양문화예술재단 대표가 부하 여직원에게 부적절 발언을 해 이 여직원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며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2일 안양시와 안양문화예술재단에 따르면 기관 여직원 A씨는 대표 B씨와 면담 중 성희롱 발언으로 수치심을 느꼈다며 지난달 중순 국가인권위원회에 녹취록과 함께 진정서를 제출했다.

A씨는 8월21일 기관 대표실에서 업무보고를 위해 대표 B씨와 단 둘이 만났다.

당시 해당 기관은 5급 기획전문가를 채용하는 공고를 낸 뒤 원서를 접수하던 시기여서 A씨도 지원할지 여부를 고민 중이었다.

녹취록에는 A씨가 "내부에도 6급 기획자가 3명이나 있는데 내부 승진이 아닌 왜 외부에서 뽑느냐"고 묻자 B씨는 "(내부직원도) 원서를 내면 된다"고 답했다.

이어 A씨가 "제가 원서를 내도 불이익을 주시지 않을 거죠. 공평하게 평가해 주실거죠"라며 "능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자, B씨는 "춤추러 갈까"라고 물어, A씨가 "아뇨 춤추는 능력은 제가 …"라며 말끝을 흐리자, "그럼 노래"라고 되물었다.

그러자 B씨는 "그럼 잘하는 게 뭐야. 잘 하는 게"라며 따지듯 묻자 A씨는 "일을 잘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B씨가 "기획전문가를 뽑아야 하고, 실적이 탁월한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자 A씨는 "그런 직원들이 내부에 있다"고 답하자, B씨는 "그리고 얼굴도 이쁘면 좋지"라고 덧붙이자 불쾌감을 느낀 A씨는 "저 그렇게 못생기지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이후 A씨는 수치심을 느끼고 고민하던 끝에 B씨의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며 지난달 중순 국가인권위원회에 녹취록과 함께 진정을 냈다.

대표 B씨는 "그런 발언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며 녹음파일에 그런 내용이 있다고 해도 전체 문맥을 보고 판단하길 바란다"며 "대화를 녹음한 자체가 어떤 의도가 있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또 "'춤추러 갈까'라고 말한 발언이 사실이라도 실제 춤추러 가겠느냐"며 "본인이 능력을 보여주겠다고 해서 본인의 자신감을 확인하기 위한 발언이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7월 취임한 대표 B씨는 대규모 조직개편과 함께 인사를 단행했으며, 이에 반발한 직원들은 노조를 결성해, 원칙 없는 인사 채용 중단과 B대표의 직원에 대한 모욕행위 삼가 등 5개항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맞대응하고 있다.

/안양=송경식 기자 kssong020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