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전문기업 '디딤' 코스닥 상장
"이제 판 키울 때… 국내 최초 美 상장 목표"
▲ 인천에서 출발한 토종 외식전문기업 디딤이 주식시장에 상장됐다. 디딤의 사업 모델은 하나의 건물에 디딤 브랜드들을 입점시키는 단독 매장 형태다. 백제원, 도쿄하나 등 자체 브랜드로만 대형 직영매장을 낸 송도국제도시 디딤 매장. /사진제공=디딤
인천에서 출발한 토종 외식전문기업이 주식시장에 상장됐다. 백제원, 도쿄하나, 마포갈매기 등 시민들에게 익숙한 브랜드를 갖춘 주식회사 디딤이 지난 8월 엄격한 심사를 거쳐 코스닥에 상장했다. 디딤은 이제 대한민국을 넘어 외식기업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증시에 상장하겠다는 목표로 하고 있다.

남동구 논현동에 본사를 둔 외식전문기업 디딤은 한화ACPC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과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해 180억원을 조달해 코스닥에 상장했다. 이 자금은 직영점 확대에 집중 투입해 대한민국 1등 외식기업으로 도약할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사실 디딤은 상장을 하면서까지 자금을 조달할 필요가 없었다. 안정적인 성장 궤도에 진입했고 자체적으로 비즈니스 모델도 구축한 상태였다. 영업이익은 2014년 18억원, 2015년 24억원, 2016년 55억원을 기록하면서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지난해 당기 순이익만 40억원에 달한다.

지난 2006년 10월 설립된 디딤은 직영사업 식당과 프랜차이즈 가맹사업, 도소매 유통업을 영위하고 있다. 디딤이 현재 운영 중인 직영 브랜드로는 한정식집 백제원, 일식 코스요리 도쿄하나, 이탈리안 비스트로 펍 풀사이드228, 제주돼지 전문점 한라담 등이 있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로는 마포갈매기, 고급 포차 미술관, 생선조림 전문점 고래식당, 감자탕 전문점 고래감자탕 등이다.

이범택 디딤 대표이사는 "이제 판을 키울 때라고 판단했다"며 "상장을 하지 않아도 사업을 영위하는데 문제가 없었지만 지금이 회사를 키울 수 있는 적기라고 판단했고 자금을 공급받아 규모를 더 확장하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인하대사범대부속고교를 나와 1992년 헬스트레이너로 일하다 19세 때 친구와 리어카 포장마차를 하며 외식업과 인연을 맺었다. 1994년 실내포장마차를 운영하다 군에 입대했다. 제대 후 지인의 식당 주방에서 기본기를 익힌 다음 1999년 대나무 숯불갈비집을 차려 대박을 쳤으나 가맹사업에 섣불리 나섰다가 쓴맛을 보기도 했다. 디딤을 세워 2008년 시작한 마포갈매기 가맹사업이 성공해 도약 기반을 닦았다.

현재 디딤이 운영하는 음식점 직영 브랜드는 숯불구이 한정식 '백제원', 일식 코스요리 '도쿄하나', 수영장을 갖춘 이탈리안 비스트로 펍(pub) '풀사이드228', 제주돼지 전문점 '한라담', 장어 정식 '오백년 장어' 등이다. 국내 직영점은 도쿄하나 6개, 백제원 4개, 한라담 3개, 풀사이드228 2개, 오백년 장어 1개 등 모두 16개이다.

프랜차이즈 브랜드로는 특수 부위 돼지고기인 갈매기살 전문점 '마포갈매기', 7080 분위기의 고급 포차 '맛있는 술집 여기, 미술관', 시래기 생선조림 전문점 '고래식당', 진국 감자탕 전문점 '고래감자탕' 등이 있다. 가맹점 수는 마포갈매기 256개, 미술관 52개를 포함해 339개에 이른다.

디딤의 사업 모델은 하나의 건물에 디딤 브랜드들을 입점시키는 단독 매장 형태다. 백제원, 도쿄하나 등 자체 브랜드로만 대형 직영매장을 낸 곳이 송도국제도시를 비롯해 서울 강서구 등촌동 등에 있으며 판교에도 푸드타운 형태의 단독매장을 지을 계획이다. 지난주에는 구월동에 한라담 직영점을 오픈했다.

디딤은 지난해 전체 영업수익의 86%를 직영점에서 창출했다. 매출기준으로도 직영점 매출이 52%로 프랜차이즈 매출 42%를 뛰어넘었다. 외식업으로 3번째 상장이지만 직영점 위주 사업구조로는 첫 상장으로 볼 수 있다.

국내는 물론 해외 사업영역도 넓다. 한국식 고깃집인 'Magal BBQ' 는 홍콩, 미국,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마카오 등 7개국에 해외매장 13개를 두고 있다. 올해는 베트남 진출을 눈 앞에 두고 있으며, 유럽지역에도 첫 매장을 개설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2021년까지 14개 국가에 108개 매장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 가운데 중점적으로 보고 있는 시장은 미국이다. 디딤이 상장하면서 국내 외식기업으로는 최초로 미국 상장을 목표로 내세운 것이다.

이범택 디딤 대표는 "미국 외식시장은 규모도 크고 성장 가능성도 높다"며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코리아타운을 가면 한국인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우리 매장을 보면 전체의 80%를 외국인이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이범택 대표 "해외매장 외국 손님 증가 … 'K-FOOD' 가능성 보여"



"스무 살 때부터 외식업만 보고 달려 왔습니다. K-POP, K-DRAMA에 이어 K-FOOD가 성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범택 디딤 대표는 25년간 외식업 외길만을 걸어온 인물이다. 인천사대부고를 졸업한 뒤 헬스 트레이너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이범택 대표는 친구와 포장마차를 창업한 것이 계기가 돼 외식업에 뛰어 들었다. 이후 실내 포장마차인 '원두막'을 차렸지만, 주방장이 그만두면서 손님이 끊겨 실패의 쓴맛을 봤다. 이 대표는 사업을 하기에 앞서 직접 음식을 만들 줄 알아야한다고 생각했고 군대 제대 후 지인 가게에서 본격적으로 주방일을 배웠다.

연수구에서 음식점 '대나무'로 창업한 뒤 성공을 거둔 그는 섣불리 프랜차이즈 사업에 손을 댔다 참담한 실패를 맛보게 된다. 한때 부채만 18억원에 달했다.

이 대표는 "실패가 있었기에 오늘날의 디딤이 있을 수 있었다"며 "기본적으로 점주가 살아야 내가 살 수 있다는 신념이 있다. 다른 프랜차이즈는 식자재를 주변 마트나 시장보다 비싸게 받으려고 하는데 디딤은 가장 싸게 공급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한계를 명확히 인지한 이 대표는 현재 직영점 확충과 해외 진출에 몰두하고 있다.
현지 입맛에 맞는 브랜드와 사업 형태로 진출하는 맞춤형 진출은 해외시장에서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가장 주안점을 두는 지역은 미국이다. 현재 로스앤젤레스에 '마갈BBQ(마포갈매기)' 1호점이 있고 2·3호점도 계약을 맺어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외식업을 잘 이해하고 음식 연구개발과 투자, 브랜딩을 적절히 조합하면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며 "K-POP, K-DRAMA에 이어 K-FOOD가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지만 해외에서 한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디딤을 전 세계 한식을 대표하는 1등 외식전문기업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