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우 상산고 1학년
````````````````````````````````````````1.png
일상의 팽팽한 긴장감을 잠시 풀어놓고 달콤한 연휴를 즐기고 나니 어느 새 가을이 깊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하늘 아래 조각보처럼 펼쳐진 누런 들녘과 울긋불긋한 단풍의 어울림은 마치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아름답기만 하다.

지금의 우리들처럼 선조들도 이 아름다운 자연을 벗하며 멋진 풍류를 즐기지 않았을까.

조선조 문인 서포 김만중이 쓴 '구운몽'을 보면, 주인공 양소유가 자신의 생일인 음력 9월9일 중양절(重陽節)에 높은 누대에 올라 인생무상을 느끼는 장면이 나온다. '중양절'은 중국에서 유래한 명절이다. 음양오행설에 따르면 홀수가 양, 짝수가 음이며 3의 3배수인 9가 극양의 숫자이므로, 9월9일을 양이 겹치는 최고의 길일이라 여겼다.

그래서 중양절은 예로부터 중추절보다 더 큰 명절로 여겼으며, 이 날 높은 산에 올라 단풍과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끼며 시를 짓는 등고풍습(登高風習)이 있었다.

우리 역사를 살펴보면 신라시대에는 중양절에 군신들의 연례 모임을, 고려시대에는 국가 향연을 벌이기도 했다고 기록돼 있다.

조선 세종 때에는 중양절에 원로대신들을 위한 잔치를 열고 특별 과거시험을 실시하기도 했다.

 또 국가에서는 임금이 제사를 올리고 사가에서도 제사나 성묘를 했다고 한다.

이렇듯 우리 선조들은 아름다운 자연경치 속에서 삶의 여유와 멋을 즐기며 살았다.

오늘날 삭막한 콘크리트 숲에서 늘 바쁘게 사는 우리도 조상들처럼 아름다운 자연과 벗하며 삶의 의미를 되새겨보는 건 어떨까.

올해 중양절은 양력 10월28일로 산들이 온통 붉은 단풍으로 불타는 때다.

이 가을날, 분주함과 소음 가득한 일상을 벗어나 가을 단풍에 흠뻑 물들어 보시기 바란다. 기상청에 따르면 2017년 전국 명산 단풍 절정기는 설악산 10월19일, 북한산 10월29일, 계룡산 10월30일, 내장산 11월8일, 지리산 10월24일, 한라산 10월31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