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따가운 지난 9월 어느 날 이른 아침 남양주에 있는 작은 시골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운동장 한 쪽에서 수 십명의 아이들이 어미오리를 따르듯이 선생님과 아침 운동을 하고 있었다.

한 동안 뛰어놀던 학생들은 선생님의 호루라기 소리에 운동장 연단 앞으로 모였다.

아이들이 다 모이자 선생님은 큰 박스에 담긴 음료수와 주먹밥을 꺼내 나눠줬고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달걀만한 주먹밥을 맛있게 먹었다.

선생님에게 어떻게 학생들에게 주먹밥을 나눠주게 됐는지 물었다. 선생님은 "등교거리가 멀어 1시간씩 일찍 오는 학생들에게 운동 후 경기도에서 아침 결식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간편식을 먹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이 주먹밥은 매년 줄고 있는 쌀 소비를 해결할 과제를 고민하던 중 학생 3명 중 1명이 아침을 굶고 등교하는 것에 착안해 나온 것이다.

학교에서 조리과정 없이 손쉽게 먹을 수 있도록 경기미로 5~6종류의 간편식을 만들어 학교에 직접 배달하는 아침밥이다.

경기도에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간편한 아침밥을 제공하는 이유는 어릴 때부터 쌀에 대한 친밀도를 높여 성인이 돼서도 쌀을 찾을 수 있는 습관을 갖도록 하자는 것이다.

아침밥을 먹는다는 것 한가지만이라도 해결되면 좋은데 아이들에게는 아침에 또 다른 재미를 주는 것이다.
알록달록 주먹밥 세알뿐만 아니라 색다른 간편식이 매일 다르게 나오니 오늘은 어떤 아침밥이 나올까 궁금하기도 할 것이다.

간편식이어서 먹기도 편할 뿐 아니라 영양도 만점이다. 시간도 많이 들지 않는다. 또 매일 아침 소풍 온 기분으로 아침밥을 먹으니 학교 오는 기분도 날 것이다.

앞으로 어른들의 시각에서 아침 간편식 제공이 중단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가정기능 회복과 밥상머리 교육도 좋다.

'아침밥은 집에서 부모와 함께 먹자'는 구호만 외쳐서는 배고픈 어린이들의 배를 채워줄 수 없다. 이제는 아이들이 실질적으로 굶지 않는 환경을 조성해줄 때가 됐다.

/김상경 경기도 친환경농업과 식량작물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