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면담한 박한식 교수 전해 "엄중한 한반도 상황 푸는 역할 다시 원해"
"北이 초청장 보내면 트럼프와 상의"
이미지 2.png
▲ /연합뉴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핵 위기의 해결을 위해 방북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 면담하는 방안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8일(현지시간) 전해졌다.

그러나 북한 측 입장이 아직 확인되지 않은 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져 성사 가능성은 불투명해 보인다.

북한 전문가이자 평화학자인 박한식(78) 조지아대 명예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28일 조지아주의 카터 전 대통령 자택에서 그와 회동한 사실을 전하며 "카터 전 대통령이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인 1994년 전격 방북해 극적 반전을 끌어냈던 것처럼 생전에 다시 한 번 엄중한 상황을 풀기 위한 역할을 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전달의 공신력을 높이기 위해 카터 전 대통령이 신문 기고를 통해 현 상황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게 어떻겠느냐는 의견을 서로 나눴고, 이에 실제 기고한 글과 함께 그의 방북 의사가 북한 측에도 전달된 상태"라며 "북측으로부터 아직 답을 듣지는 못했다. 그쪽에서도 깊이 고민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 3일 자 워싱턴포스트(WP)에 실린 기고에서 한반도 내 '제2의 전쟁' 가능성을 경고하면서 "군사적 공격이나 좀 더 강력한 경제제재 등은 위기를 끝낼 즉각적인 길이 되지 못한다"며 평화협상을 위한 대북 고위급 대표단 파견을 미국 정부에 공개 제안했다.

박 교수는 "카터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두어 차례 방북 의사를 전달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문제는 현직인) 내가 해야 할 일이다. 전직 대통령이 관여할 영역이 아니다. 알아서 하겠다(Leave me alone)'라고 했다더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공식 특사 자격으로 간다면 무게는 더 실릴 수 있겠지만, 카터 전 대통령이 꼭 특사 자격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라며 며 "북측의 반응 등 상황을 좀 봐야 한다. 만일 북한 쪽에서 공식 초청장을 보낸다면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이야기해볼 텐데,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반대할 경우 어떻게 할지는 그때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