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수 경기본사 사회부장
평생학습도시의 '꿈'이 이뤄지고 있다. 유네스코 가입국가에서도 평생학습만큼은 우리나라가 선진국가임을 재확인했다. 지난달 18일 아일랜드 코크시청에서 열린 유네스코 제3차 학습도시 국제회의에서 수원시는 전 세계인에게 부러움을 샀다. 이날 '2017 유네스코 학습도시상'을 받은 16개 도시 가운데 수원시와 아일랜드 코크, 아르헨티나 빌라마리아 3개 도시만 사례를 발표했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도시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통합적 거버넌스 및 시민과의 파트너십'을 주제로 수원 사례를 소개했다. 염 시장은 수원시 평생학습도시의 대표적 사례로 '누구나 학교'와 '뭐라도 학교'에 대해 196개국에 첫 선을 보였다.

수원시 평생학습관에서 2011년 처음 시작한 '누구나 학교'는 2015년 특허청의 업무표장등록까지 마친 평생학습 분야 대표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누구나 학교'는 스스로, 그리고 더불어 배우는 시민주도 평생학습 플랫폼이다. 지식·재능·경험·삶의 지혜를 나누고 싶은 누구나 학교를 열고 배움의 기회를 갖고 싶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수원시내 복지관과 주민센터 등 곳곳에선 현재까지 881개 강좌가 개설됐다.
염 시장은 이 자리에서 시니어학습 플랫폼 '뭐라도 학교'를 소개했다. '뭐라도 학교'는 시니어들이 함께 모여 배움, 커뮤니티, 사회참여 활동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염 시장이 사례발표를 하자 중간 박수만 5차례 있었고, '화장실 학교' 소개에서는 큰 웃음소리와 박수갈채가 함께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이번 대회의 화젯거리였다. 염 시장은 어릴 때 불우한 환경 등으로 글을 배우지 못했거나 학업의 뜻을 이루지 못한 시민을 위한 '야학'을 25년째 이어온 박영도 수원제일평생학교장이 세계평생학습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면서 발표의 정점을 찍었다.

# 평생학습시대가 열리다
평생학습시대를 맞았다. 수원시를 비롯해 광명, 오산, 남양주 등 전국 지자체들은 교육을 통해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사회적인 삶을 배우고 나누려고 힘을 쏟는다. 이로써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교육 공동체 건설을 위한 평생학습도시를 구축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평생학습도시 개념이 도입된 것은 1973년 UNESCO에서 평생교육을 실시하라고 권고를 받으면서부터다. 이후 1999년 '평생교육법' 제정으로 국가인자원개발계획에서 '평생학습도시' 만들기 운동을 벌여 2006년까지 30개 시·군·구에서 평생학습도시 조성에 참여하며 기틀을 다지게 됐다. 이번에 수원시가 학습도시상을 받은 것도 체계적인 시민 참여형 평생학습 플랫폼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민선 5기부터 인문학도시를 지향하며 7개였던 도서관을 17개로 늘리는 등 평생학습시설을 613곳으로 확대해 활발하게 운영하고 있다. 염 시장은 "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으로 기대와 두려움을 동시에 갖고 있는데, 그에 대한 해답은 '사람', 그리고 '함께하는 학습사회'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삶의 공동체로 진화하는 평생학습
'뭐라도 학교'에는 80~90세 이상 노인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문자해독에서부터 컴퓨터 교육까지 이들의 학구열은 수원시 평생학습 발전의 원동력이다. 이들 평생학습은 단순히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교육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힘겹게 살아가는 독거노인이나 소년소녀가장, 학교밖 청소년들에게까지 영역을 넓히면서 삶의 교육공동체를 발현하고 있다. 100세 시대를 맞아 평생학습이 필요한 만큼 각 지자체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평생학습의 경우 필요성을 느끼는 주민들의 간절함과 지자체 관심이 결합돼야 가능하다. 상호 노력만이 관주도형이 아닌 주민참여형 평생학습도시로 발전할 수 있다.

수원시는 이런 성과를 기반으로 오는 10월 25~27일 '제6차 세계성인교육회의 중간회의(Mid-Term Review)'를 연다. 4년마다 열리는 이 대회는 점검의 성격이지만 수원의 평생교육시스템을 배우기 위해 세계에서 주목한다. 이미 100여 개 국가 400여명이 참석의사를 밝혔을 정도다. 이 중간회의를 기점으로 우리 사회의 평생교육이 새롭게 진화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