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약으로 쓰이는 과산화수소가 흔히 녹조 유발 미생물 중 하나인 유해남조류를 제거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과산화수소는 인체의 신진대사 과정에서 부산물로 생성돼 노화를 촉진하는 활성산소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식물체에서도 광합성 과정에서 과산화수소가 생성되지만 이를 무해한 물로 전환시켜주는 효소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박테리아에 가까운 남조류는 광합성 과정에서 과산화수소가 생성되지 않으며 따라서 그것을 처리할 수 있는 효소를 갖고 있지 않다.

과산화수소는 산화제로서 조류의 세포막, 엽록소 등을 산화시켜 사멸시키는 작용을 하지만 녹조류 등 보다 고등한 조류는 과산화수소를 처리할 수 있는 효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훨씬 덜 민감하다.

네덜란드에서는 2009년 최초로 사람들이 수영을 즐기는 호수 전체에 과산화수소를 적용해 효과적이고 친환경적으로 유해남조류를 제거하는데 성공했다.

여기에 사용된 과산화수소의 농도는 약국에서 소독약으로 구할 수 있는 3%의 과산화수소 용액을 약 1만5000배 희석한 것과 같이 매우 낮다.

또 수중에 살포돼 햇빛에 노출되면 물과 산소로 분해돼 무해하다.

하지만 과산화수소가 화학물질이라는 이유 때문에 본 고장인 네덜란드에서도 일반적으로 사용되지는 못하고 있지만 암스테르담 대학교를 중심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적용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우리 연구원에도 실험실 조건 및 골프장 연못 등 소규모 수체에 적용하여 효과를 입증했다.

하지만 과산화수소가 유해남조류 제어에 일반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반복적으로 사용할 경우 다른 수생생물에 누적되는 영향이 있는지와 남조류가 그에 대한 저항성을 갖게 되는지 등의 의문점들이 해결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