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환 재난심리회복센터 활동가, 수해·지진 피해지 찾아다니며 상담·치료
재난·재해 현장이면 어김없이 찾아가 어려운 이들의 말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 바로 문기환 인천시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 활동가다. 문 활동가는 올해 7월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지역 곳곳을 돌아다니며 수재민을 상대로 일대일 심리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물이 삽시간에 차올라 집에 있는 모든 물건들이 망가졌지만 수재민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마음의 상처였다.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문 활동가는 "수재민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음을 보듬어주고 있다"며 "그저 위로를 하는 것 말곤 할 수 있는 게 없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수재민의 심리 상담 외 인천을 포함한 전국에서 일어난 재해·재난 현장을 직접 찾아가 도움의 손길을 나누고 있다.

그는 지난해 태풍 '차바'로 수해를 입었던 울산시를 찾아가 수해 복구에도 참여했다.

또 지난해 9월 경주에서 지진이 일어났을 때도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주민들을 위해 심리 치료도 했다.

연평도 포격 사건 때도 트라우마로 인해 힘들어하는 주민들을 대상으로 며칠 동안 정신 건강 상담을 진행해왔다.

그의 공동체 사랑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부평구 부평4동 주민자치위원장으로 활동하던 2013년 그는 주민자치위원실에 북카페를 만들었다. 북카페에서 젊은 엄마가 아이와 함께 책을 보거나 이웃 주민들이 한 자리에 모여 담소를 나누는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주민들 사이에서 그는 따뜻한 아버지로 통한다.

앞으로 그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자신의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은 어디든지 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봉사 활동을 하면서 보람을 느끼게 됐고, 오히려 배우는 게 더 많은 것 같다"며 "특히 장애인과 청소년을 도와줄 수 있는 곳이라면 언제, 어디라도 달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