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6년 '전문가 인천연구 모임'을 시작한 지 10여년 만에 사단법인 '인천학회'가 창립됐다. 인천학회는 27일 오후 인하대 정석학술정보관 국제회의실에서 창립총회를 열고 공동회장에 김천권 인하대 행정학과 교수와 하석용 홍익경제연구소장을 추대했다. 창립회원으로는 인하대, 인천대, 청운대 교수와 공공기관 연구원 등 100여명이 참가했다. 앞으로 참여 범위를 민관과 시민단체로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보통 길게는 10여년에 걸친 학술모임을 지속하는 가운데 정식 학회를 발족하는 예가 많다. 인천학회도 출범에 앞서 4년 전부터 도시계획 연수회를 열어왔으며, 올해는 3회에 걸쳐 도시특강을 개최해 학문 활동에 집중했다. 지난 5월, 6월, 8월 열린 특강 주제는 '유럽의 지속가능한 도시재생', '문화도시 인천의 과제', '미국 보스턴의 도시계획 정책'이었다. 현재 지역이름을 붙인 학회는 전국에서 경기학회와 제주학회 2곳으로 파악된다. 이들 학회활동이 지역에서 다방면에 걸친 종합지식을 전달하는 취지이지만 아카이브 구축 등 문화·역사 연구에 치중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인천학회는 창립식에서 "도시문제 전반에 대해 논의하는 다중지성·집단지성 체제를 운영하겠다"며 "학문연구 분야의 사람들만 참여하는 폐쇄적 학회가 아니라, 거버넌스 시스템을 구축해 인천의 전문가와 주요 활동주체들이 함께 연구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런 만큼 인천학회는 지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 언론, 도시개발 등 각 분야에서 도시 현안에 대한 발전 방안을 고안하고 제시하는 역할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인천에는 그동안 건전하게 도시를 구축하고 지식공동체를 이끌어 갈 변변한 포럼이나 단체가 없었다. 따라서 인천학회에 거는 기대는 사뭇 클 수밖에 없다. 인천학회는 다중지성과 집단지성을 주창하듯이 모든 주체들이 자유롭고 평등하게, 또 개방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들어야 한다. 인천의 다양한 분야에 포진한 지적 역량이 협력과 상호작용을 통해 결집돼 인천 도시발전과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시너지로 나타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