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26일부터 근현대 베스트셀러 특별전
▲ 1907년作 현채역의 '월남망국사'.
▲ 이광수의 '무정' 시나리오.
▲ 1934년作 송완식의 '명금'.
▲ 1956년作 한형모 감독의 영화 '자유부인' 리플릿.
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이 9월26일부터 12월10일까지 한국근대문학관 기획전시실에서 '소설에 울고 웃다-근현대 베스트셀러 특별전'을 연다.

이번 기획전시는 일제의 침략이 본격화되던 을사늑약(1905) 이후의 작품부터 일제강점기와 1980년대에 이르기까지 대중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베스트셀러 80년을 조망하는 전시로 특별 기획됐다.

그 동안 베스트셀러를 주제로 한 전시가 몇 차례 있었지만, 실제 작품은 물론 당시 작가가 집필시 사용하던 각종 물품까지 한꺼번에 전시되는 경우는, 사실 한국근대문학관의 이번 기획전시가 국내 최초라고 할 수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월남망국사>와 <금수회의록> 등 근대계몽기 작품부터, 이수일과 심순애 이야기인 <장한몽>, <순애보>, <자유부인>, <청춘극장>, <별들의 고향>, <인간시장> 등 근현대 약 80년에 걸쳐 사람들의 큰 사랑을 받은 24작품과 작가가 집필시 사용했던 펜과 안경 등 비도서 자료들을 합해 총 80여점이 전시될 예정이다.

24작품을 제외한 50여점의 자료들은, 춘원 이광수가 글을 쓸 때 사용한 책상에 뒀다는 청동불상과 <자유부인>의 작가 정비석이 취재시 사용했던 녹음기와 국어사전, <토지>의 작가 박경리가 직접 농사지을 때 사용한 호미, 김홍신이 <인간시장> 집필시 사용한 만년필과 단행본 판권장 인지에 찍었던 도장 등 작품과 관련해 실제 작가가 사용했던 물품들이다. 이런 작가 관련 비도서 실물 자료가 해당 작품과 함께 이 정도로 규모로 전시되는 것은 국내외를 통틀어 유례가 찾아볼 수 없는 전시 기획이다.

이번 한국근대문학관의 기획전시는 기존 문학관 전시의 틀을 깼다는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기존 문학관들의 전시는 주로 책만 전시를 하거나 책이 아니면 사진이나 육필원고 등이 전부여서 관람객들의 흥미를 크게 끌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근대문학관의 이번 베스트셀러전은 책과 육필원고, 사진은 물론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LP판, 영화 포스터와 리플릿, 영화 시나리오, 비디오 테잎, 성냥과 심지어 농기구에 이르기까지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어 매우 흥미진진한 전시가 될 전망이다.

한편, 9월26일 오후 3시에는 전시 개막식이 인천아트플랫폼 H동 1층에서 열리는데, <인간시장>의 작가 김홍신이 '한국소설과 베스트셀러, 그리고 <인간시장>'이라는 제목으로 특별 강연한다. 낭독전문가 공혜경이 <토지>와 <인간시장> 등 전시된 베스트셀러 작품을 직접 낭독하는 낭독공연도 진행될 예정이다.

이현식 한국근대문학관 관장은 "단순한 책만이 아닌 다양한 볼거리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준비했으며, 베스트셀러라는 것이 결국 해당 시대의 산물인 만큼, 작품이 탄생된 시대 현실까지 제시하기 위해 노력했다. 문학의 사회적 역할을 돌이켜 보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032-455-7166. http://lit.ifac.or.kr/

/이동화 기자 itimes2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