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전업주부, 홈스쿨링·체험학습 등에 눈 돌려 … 감사 요구 목소리도
#7살 자녀를 둔 주부 김모(36·수원)씨는 주말 동안 이어진 사립유치원 휴업 사태로 이날 남편과 회사에 연차를 내고 가족 여행을 다녀왔다. 김씨는 18일 "주변 맞벌이 가정들은 주말 내내 유치원에서 휴업을 한다, 안한다 등의 문자를 받으면서 골머리를 앓았다. 추석을 앞두고 회사 눈치는 보였지만 아예 휴가를 내고 놀러갔다 왔더니 속이 다 시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유치원으로부터 등원 여부를 묻는 전화를 받았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기분이 몹시 언짢았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워킹맘 정모(40·화성)씨는 17일 오후 유치원이 '정상 운영'한다는 안내를 받고, 이날 오전 평소처럼 6살 아이를 유치원 셔틀버스에 태웠지만 맘이 편치 않았다. 주말 동안 오락가락했던 휴업 사태의 영향인지, 등원차량에는 평소에 반도 안 되는 아이들이 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경기도내 사립유치원들이 이번엔 원생 이탈을 우려하며 학부모 달래기에 나섰다.

워킹맘부터 전업 주부까지 홈스쿨링이나 체험학습 등에 눈을 돌리면서 사립유치원에 대한 불신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화성시 A사립유치원의 경우 이날 하루 원생 3명이 시골을 내려가거나, 가족여행 등을 이유로 유치원에 나오지 않았다.

화성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이번 사립유치원 휴업사태를 지켜보다가, 이번 달까지만 다니기로 유치원과 이야기를 했다"며 "7살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어 이참에 퇴원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회원 18만명을 둔 동탄지역 한 인터넷 카페에는 이참에 '퇴원' 하자는 글이 수십여 개 올랐고, 퇴원을 결정했다는 댓글도 수십여 개 이어졌다.

도내 사립유치원에 대해 감사를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난 주말 국민신문고를 통해 도교육청에 접수된 사립유치원 감사 요청 관련 민원이 이어졌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주말 내내 이어진 유치원 휴업사태로 분개한 학부모들이 자녀가 다니는 유치원이나 지역에 대한 감사를 요청하는 내용의 민원을 넣고 있다"며 "사립유치원에 대한 학부모들의 관심도가 높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지난달 28일부터 올해 하반기 도내 사립유치원 특정감사를 진행 중으로, 올 12월 중순까지 도내 6개 지역에서 지역별로 2~3곳씩 회계장부를 들여다보는 감사를 펼칠 예정이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