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용국 김포지역 부장
유영록 시장의 동문서답. "유체이탈 화법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다." 김포시의회 정왕룡 의원이 지난 4일에 이어 풍무동 제2청사부지 처리 방법을 놓고 또 한 번 유 시장을 자극했다.

지난 8일 열린 시의회 정례회 2차 본회의에서 있은 유 시장을 상대로 한 시정질의를 통해서다. 정 의원은 지난 4일 '개회한 임시회 1차 본의회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5분 발언'을 통해 "이미 공사가 시작된 상황도 알지 못하고 시장이 주민들에게 '원점 재검토'를 두 번이나 약속한 것은 시정난맥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이날 시정질의에서 다시 이 문제를 놓고 유 시장을 몰아세운 것은 자신의 '5분 발언'에 대한 유 시장의 해명에 재반박을 위해서다.

정 의원은 지난 달 17일 공개석상에서 나왔던 유 시장의 발언을 담은 녹음파일과 녹취록을 공개했다. "하지도 않은 말을 워딩을 따서 '2청사 부지를 원래대로 존속하겠다'고 약속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시키고 있다"고 반박한 유 시장의 해명이 앞뒤가 맞지 않다며 시장을 압박했다. 서로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방청석에 자리를 잡은 시민들과 모니터로 상황을 지켜보던 공직자들의 귀는 스피커에 고정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녹음파일과 녹취록에서는 정 의원의 주장대로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말은 없었다.

녹음파일 공개 후 유 시장은 "당시 간담회에서 '사업계획이 변경됐지만, 풍무동의 전반적인 사항을 점검한 뒤 의원들과 주민들에게 알려드리겠다'는 취지의 답변이었는데, 이를 '2청사 존속'을 위한 원점재검토 발언으로 몰고 있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나름의 논리에 수사적 표현에 능한 정 의원은 그 답게 이날 이후 자기 불로그에 "잘못도 없고 원점 재검토 발언도 하지 않았다는 답변이 되풀이됐다.

녹음 파일까지 공개했지만 시장의 고성이 본회의장에 울려 퍼질 뿐이었다. 소통의 답답함이 가슴을 누른다. 한국말 참 어렵다"는 글을 남겼다. 그래서 주변에 물어봤다.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2020년 이후로 미뤄진 분동 시기를 재검토해 다른 곳에 청사부지를 만들겠다는 것은 이해할 수는 있어도 공사 중인 사유재산에 다시 청사를 짓겠다며 공사를 중단시키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보는 것은 너무 앞서 나간 생각이라는 반응이 대체적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유 시장의 평소 발언 습관이 정치 공세를 불러왔다는 얘기도 설득력을 얻는다. 정왕룡 의원은 2010년 6월 지방선거에 국민참여당 김포지역위원장으로 시장선거에 출마하려다 야권 후보 단일화로 후보직을 사퇴해 민주당 소속 유영록 후보가 시장에 당선됐다. 재기를 노리며 2014년 민주당 소속으로 시의원에 당선된 정 의원은 내년 3선 도전을 바라보는 유 시장과 한솥밥을 먹고 있지만 둘의 관계는 긴장의 연속이었다.

이렇다 할 야당 후보가 없어 민주당 후보로 확정만 되면 시장 당선은 따놓은 당상처럼 여겨진다. 내년 김포지역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장 출마를 공식화한 정 의원의 공세는 그래서 더욱 거세다.

/권용국 김포지역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