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수차량 더 늘어날 듯"
인천지역에 내린 게릴라성 폭우로 700대 가량의 자동차가 물에 잠긴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시는 급한 대로 서구 아시아드 주경기장에 차량을 임시 보관하기로 했다. 자동차는 시 지원 대상에서도 제외돼 시민 피해가 클 것으로 보인다.

시는 손해보험협회에 인천 침수차량으로 약 700건의 신고가 접수됐다고 24일 밝혔다.

이들 차량은 23일 인천 남구, 남동구, 부평구 등 지역에 주차했거나 주행 중이다가 갑자기 도로에 물이 불어나며 변을 당했다. 수위에 따라 실내 발판 부분을 적셨거나 핸들 위로 빗물이 들이치기까지 피해 정도는 각각 달랐다.

물에 잠긴 자동차는 전기장치와 엔진 등을 즉시 수리해야 운행이 가능하다. 특히 엔진마저 침수된 경우 3일 이내 수리하지 않으면 복구가 어렵다. 이 때문에 23~24일 이틀 동안 각 자동차보험사에 사고 접수가 빗발쳤다. 보험사들은 쏟아지는 사고 차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인천시에 임시로 자동차를 맡아 줄 공간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시는 서구 아시아드 주경기장 주차장 등을 활용해 24일 오후부터 차량을 적재키로 했다. 보험사는 한 곳에 차를 몰아 두고 수리 등 보험처리를 순서대로 진행할 예정이다.

한편 시는 재난지원금과 재해구호기금을 투입해 수해민을 지원한다는 방침이지만 여기에 자동차는 제외시켰다. 관련법이 주택과 인명 피해에 대해서만 지원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차량 소유자는 자동차보험으로 수리비나 폐차 비용을 보전 받는 방법 밖에 없으며 이마저도 자기차량손해담보에 가입돼 있지 않다면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한다.

추후에는 침수차량이 중고차 시장에 헐값으로 거래될 수도 있어 앞서 물난리를 겪은 청주와 울산처럼 인천 역시 중고차 거래 기피 지역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인천시 관계자는 "보험사 사고 접수가 계속되고 있어 침수차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라며 "시는 보관 장소를 빌려줄 뿐 다른 지원은 어렵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