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진화 돼 대피 안 시켜"
강의실 개조 구조 안전 논란
▲ 가천길대 메디컬캠퍼스가 강의실을 개조해 만든 기숙사에 외부인을 출입을 제한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가천대학교 메디컬캠퍼스가 실험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는데도 바로 위에 살고 있는 기숙사 학생들에게 별다른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가천대는 강의실을 개조해 기숙사로 쓰고 있어 한 건물에 강의실, 연구실, 기숙사가 혼재해 있다.
21일 가천대에 따르면, 최근 보건과학대학 건물 3층 보건과학융합실헙실습실에서 불이 났다.

실험 도중 기구에 불이 붙자 그 방에 있던 학생이 물을 끼얹어 진화했다. 연기가 건물을 메웠다.

이 건물 10~14층은 기숙사로 당시 학생들은 연기와 타는 냄새를 견디며 잠을 잤다. 학교측은 화재 정도가 크지 않아 특별히 대피시키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가천대 담당자는 "불이 난 시간은 오후 6시 이후였는데 곧바로 물을 부었기 때문에 연기만 났을 뿐"이라며 "기숙사 입주자들이 이동할만한 일이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학생들은 다음날까지 어지러움과 눈의 통증을 호소했다. 또 학교가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 기숙사생은 "우리가 괜찮은지 묻는 관계자가 한명도 없었다"며 "연구실에서 큰 화재라도 나면 위험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인천 연수구 가천대 메디컬캠퍼스는 2014년 보건과학대학 건물에 기숙사 4개 층을 만들었다. 기존 빈 강의실을 개조한 것이다.

10층은 남학생 숙소고 11~14층이 여학생 기숙사다. 총 300여명이 거주하고 있다. 기숙사 밑 9층은 강의실이며 1~8층은 총장실, 재단사무실, 대회의실, 대학본부 등으로 사용된다.

국내 대학에서 강의실을 기숙사로 용도 변경한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지만 가천대는 문제될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 대학 관계자는 "강의실이나 기숙사 모두 교육시설이기 때문에 별도의 허가나 승인을 받지 않고 학교 임의대로 쓸모를 결정할 수 있다"며 "기숙실에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다"고 말했다.

/장지혜 기자 jj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