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정당 非유승민계 의원 '집단 탈당' 후폭풍…남경필 경기도지사 시름 깊어질 듯
'5·9대선' 일주일 앞두고 터진 바른정당 집단 탈당 사태에 경기도의회 의원들의 연쇄 이동과 국민의당·바른정당의 '국민바른연합' 교섭단체 구성에도 균열이 예상된다.

특히 대선을 전후로 남아있던 바른정당 소속 도내 국회의원들마저 연쇄탈당할 경우 바른정당과 도의회 교섭단체인 '국민바른연합'도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바른정당 비유승민계 의원 13명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 탈당 의사를 밝히고 자유한국당(옛 새누리당) 복당과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이날 탈당한 의원 중에는 바른정당 경기도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학용(안성) 의원도 포함돼 있다.

김 의원과 같은 지역구인 천동현(안성1) 도의원도 이날 탈당 의사를 밝혔다.

특히 천 의원은 도의회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연합으로 구성된 '국민바른연합' 교섭단체 대표직까지도 사퇴한다고 밝혀 도의회 사상 첫 '3개 교섭단체'도 지각변동이 불가피하다.

천 의원은 "김학용 의원과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할 것이다. 탈당을 결심한 상황이다"면서 "국민바른연합 대표직도 함께 사퇴할 것이다. 후임 대표에 대해서도 바른정당 의원들과 논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도의회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은 지난달 27일 '국민바른연합' 도의회에 교섭단체 등록 신청을 했다.

천 의원은 등록 후 "이달 초까지 대표단을 구성해 11일부터 시작하는 임시회에 교섭단체를 정상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지만 불과 일주일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위기 상황에 직면했다.

바른정당 내 한 도의원은 "19명 남은 바른정당 의원들이 대선을 전후해서 움직일 경우 당 자체 존립도 힘들게 될 상황이 올 수 있다"며 "그럴 경우 도의회 교섭단체도 사실상 물거품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과 함께 연합교섭단체를 구성한 국민의당도 당혹스런 모습이다.

교섭단체 구성에 주도적으로 나섰던 김주성(수원2) 의원은 "불과 일주일 전에 교섭단체 등록을 했는데 바른정당 집단탈당에 사실 당혹스럽다"면서 "남 지사 남은 임기라도 도민들을 위한 도정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한 진정성이 깨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른정당의 분열은 자유한국당을 선도 탈당한 뒤 바른정당 대선후보 경선에까지 나섰던 남경필 경기지사의 향후 거취 결정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25일 경기도 동남아대표단으로 싱가포르와 태국 치앙마이 등을 방문 중이던 남 지사는 현지에서 도의회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연합 교섭단체 구성에 대해 "도정 운영에 탄력을 받을 것이다. 의미있는 일이다"고 평가한 바 있다.

지역정가에서는 도지사 재선 출마와 중앙정치 무대 복귀를 위한 총선 출마를 두고 저울질하고 있는 남 지사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정재수 기자 jjs388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