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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3쿠션 당구 영웅'인천의 아들' 김재근

"국제식 대대와 만남 당구 인생 터닝포인트"

2017년 05월 02일 00:05 화요일
대한민국 3쿠션 당구 역사를 새로 쓴 '인천의 아들' 김재근(45). 그는 지난 3월 독일 비어센에서 펼쳐진 제31회 2017 세계 팀3쿠션 선수권대회에서 파트너 최성원(부산시체육회)과 함께 세계 최강 벨기에(프레데릭 쿠드롱·롤랜드 포툼팀)를 40대 34로 물리치고 대한민국 선수로는 처음 정상에 오르는 위업을 달성했다. 아시아인이 이 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1992년 일본 이후 25년 만이다. 인천 출신으로 대한민국 당구계의 대들보로 우뚝선 김재근을 4월26일 오후 그가 직접 운영하는 CC당구클럽에서 만났다.

● 선수의 꿈 이끈 국제식 대대와의 만남

김재근이 처음 큐를 잡은 계기는 고등학생이던 1980년대 후반이다.
당시 김 선수의 모교가 재단 내부 문제로 구성원들 사이에 갈등이 불거지고 내홍을 겪으면서 어수선하던 시기였다.

"당시 학교에 가도 공부에 전념하기 어려운 분위기였어요. 자연스럽게 친구들과 당구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런데 정말 흥미롭더라구요. 그 때부터 당구에 빠지게 됐죠."

그렇게 당구를 즐기기 시작한 김재근은 1992년 그를 당구선수로 이끈 우연한 만남을 경험한다.

그런데 그 대상은 사람이 아니라 당구대였다. 사연은 이렇다.

당구 동호인 김재근은 1992년 우연히 신포동에 있던 한 당구장을 찾았다.

그런데 이 당구장은 당시 현역 당구선수이던 이용희가 운영하던 곳으로, 국내에서는 드물게 국제 대회용 공식 당구대(국제식 대대)를 갖추고 있었다.

당시만해도 우리나라 당구대는 국제식 대대보다 가로·세로 크기가 더 작은 국내식 중대가 일반적이었다.

김재근은 이날 TV로만 보던 국제식 대대를 실제 처음 봤고, 이 자리에서 당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당구선수로서 태극마크를 달고 우리나라를 대표해 국제대회에 출전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김재근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목표가 섰으니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수소문 끝에 선수가 될 수 있는 길을 찾았다. 인천당구연맹을 통해 선수등록을 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당구를 아무리 잘쳐도 당장 선수가 될 수는 없었다.

일단 인천당구연맹으로부터 준회원 자격을 얻어 1년 동안 1달 간격으로 경기를 치러 최종 순위 1·2위 안에 들어야만 정회원으로 승격이 되면서 공식 시합에 나갈 수 있었다.

3쿠션을 1이닝에 평균 0.8개 이상 쳐야하는 기준도 있었다.

1993년 준회원이었던 김재근은 이 과정을 1년 만에 통과했다.

지금은 추천이나 동호인 대회 입상 등 다양한 방식으로 당구선수가 될 수 있지만, 당시만해도 이 방식이 당구선수가 되는 유일한 길이었다.

김재근은 이 방식으로 선수가 된 마지막 세대다.

1995년 정회원 자격을 얻은 김재근은 각종 공식 시합에 출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당구를 쳐 얻는 수입만으로는 생활을 할 수 없어 직장을 다녀야 했다.

연습은 퇴근 이후에만 할 수 있었다. 다음날 출근을 해야하니 연습도 오래 할 수 없었다.

그렇다보니 성적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2000년부터 선수로서 당구에만 전념하고 싶었했던 김재근은 결국 2006년 각고의 노력 끝에 그 꿈을 이룬다.

현재 주안에서 그가 운영 중인 CC당구클럽의 문을 연 것이다.

당시 그의 당구장은 전국 최초로 국제식 대대 10개(국내식 중대 10개 포함)를 갖추면서 동호인들 사이에 명소로 자리잡았다.

이렇게 CC당구클럽을 차리면서 자신만의 연습장과 고정적인 수입원을 갖게 된 김재근은 이후 다른 걱정거리를 접고 주야장천 당구 연습에만 매달린다.

● 아버지와 사별 아픔 딛고 세계챔피언 우뚝

성과는 곧 나타났다.

이전까지 각종 대회 최고 성적이 3위였던 김재근은 2008년 대한체육회장배 준우승 이후 2009년 6월 같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한 달 뒤인 2009년 7월에는 유니버설배 제4회 대구오픈 3쿠션 전국당구대회까지 제패하는 기염을 토하면서 당구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 당구용품 전문 브랜드 '김치 빌리어드'라는 후원자까지 만나면서 김재근은 날개를 달았다.

이후 그는 각종 전국대회에서 2~3위권을 유지하다 드디어 2015년 7월 '제5회 부산광역시장배 3쿠션 전국당구대회'와 같은 해 11월 '제4회 인천광역시장배 전국 3쿠션 오픈 당구대회'에서 우승, 국내 랭킹을 끌어올리며 2016 세계 팀3쿠션 선수권대회 첫 출전 자격(국내 랭킹 1·2위)을 얻었다. 하지만 결과는 16강 탈락.
하지만 김재근은 실망하지 않고 2016년 제27회 재팬컵 3쿠션 대회 우승 등으로 건재를 과시하며 다시 한 번 2017 세계 팀3쿠션 선수권대회 출전 자격을 얻은 끝에 올 해 3월 두번째 도전만에 기어이 우리나라 선수 최초로 이 대회에서 우승하는 쾌거를 이룬다.

사실 김재근은 이 대회를 앞두고 아버지를 잃는 큰 슬픔을 겪었다. 하지만 아픔을 이겨내고 결국 '세계 챔피언' 타이틀을 거머쥔 것이다.

"사실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몸과 마음이 성치 않았지만 이를 악물고 대회를 치렀습니다. 그런데 대회 결승전을 앞두고 꿈에 아버지가 나타나셨어요. 경기장에서 절 지켜보고 계셨어요. 결국 우승했고 아버지가 나에게 마지막 선물을 주셨구나 생각하니 정말 뭉클했습니다."

그는 "팀 경기에서는 세계 정상에 섰으니 앞으로는 개인전에 나가 다시 한 번 세계챔피언이 되는게 목표입니다. 그리고 고향 인천을 위해 올 해 전국체전에서 인천대표로 나가 금메달을 따고 싶어요. 장기적으로는 인천에서 당구 유망주를 발굴해 육성하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 ·사진제공=코줌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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