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간 조합원 총투표
가결땐 사내 하청 분리
"정규직 여망 무시 처사"
하청분회장 "부결 되길"
기아차 노조에서 비정규직 하청노동자들을 분리하기 위한 조합원 총투표가 27일 오후 시작돼 귀추가 주목된다.

27일과 28일 이틀간 금속노조 기아차지부 5개 지회에서 각각 진행되는 총투표 안건은 기아차지부 조합원 자격을 '기아차 내에서 근무하는 노동자'에서 '기아차 주식회사에 소속된 노동자'로 바꾸려는 것이다.

투표자의 3분의 2(66.7%) 이상이 찬성하면 기아차지부 하청 분회에 속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별도의 노조를 설립해야 한다.

기아차노조 관계자는 27일 "노조 소식지를 통해 밝혔듯이 노조의 공식 입장은 사내 하청 지회를 노조에서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결과는 예단할 수 없고 조합원들의 총의에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차 노조는 앞서 기관지인 함성소식 최신호(25일자)에서 "기아차지부는 사내하청 분회와 여러 과정을 거치면서 대화로서 갈등을 치유하고 발전 방향을 찾는 것은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이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한 별도 노조가 낫다"고 밝혔다.

하루 전날인 24일자에서는 '사내 하청 분리 총회 찬성!', '압도적 가결로 노동조합을 강화시키자'는 주장을 폈다.

그러나 하청 분회는 정규직 노조의 이런 입장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바라는 시대적 요구를 저버리는 처사라며 노조 분리안이 부결되기를 바라고 있다.

김수억 화성공장 사내하청분회장은 "촛불 항쟁 이후 민심은 한국사회의 가장 큰문제인 비정규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정규직 노조가 해야 할 일은 비정규직을 노조에서 떼는 것이 아니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함께 힘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분회장은 또 "노조 분리안이 가결되면 곧바로 비정규직에 대한 탄압이 우려된다"며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단합과 정규직화를 위한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소하지부에서 투표한 정규직 조합원 A 씨는 "결과는 봐야 알겠지만, 정규직과 비정규직 사이에 감정의 골이 너무 깊은 것이 사실"이라며 "정규직 가운데 상당수는 노조 분리에 찬성표를 던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에 참여할 조합원은 정규직 약 2만9천명과 비정규직 약 2천800명 등 약 3만2천명으로, 27일은 오후 출근하는 '이직' 근무자들, 28일은 오전 출근자 및 상시 근무자 등 '일직' 근무자들이 투표한다. 이직이 약 40%, 일직이 약 60%를 차지한다.

/광명=박교일 기자 park867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