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에 대한 확고한 의지 가진 영웅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탄식하며 울던 이들이 있었다. 그를 보고 누구는 비웃고 누구는 과하다 비판하고 누구는 함께 울었지만 시간은 흘렀다. 그때 울던 이들이 선견지명이 있어 오늘의 사태를 예견했는지는 알 길 없으나 이후 국민들은 나라 없는 백성처럼 줄곧 울어야 했다. 국민을 나 몰라라 팽개치고 거울 속 자신의 얼굴에 도취된 구중궁궐 속 여왕이라니.

현대 민주주의 국가라는 곳에서 이 같은 잔혹동화라니.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

난세다. 우리는 여기를 '헬조선'이라 부른다. 부자가 아니면 꿈도, 희망도, 사랑도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돈은 재벌과 부유층에게만 쏠리고 가난한 자는 행복할 자격도 없다. 부의 편중이 구조화되었고, 재난을 당해도 구하러 오지 않는 국가를 보며 각자도생을 다짐해야 한다. 또 반세기가 지났어도 종전이 아니라 여전히 휴전이어서 늘 전쟁을 걱정해야 한다. 거기에 세계를 호령하는 중국과 적대하게 생겼으니 이것은 살 길인가, 죽을 길인가. 미래가 안개 속이다.

이런 난세이니 우리는 영웅을 원한다.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고 국민들을 구원해줄 초인을 염원한다. 그러하니 내가 바라는 대통령은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다. 국민을 사지로 모는 그 모든 적폐를 청산하겠다는 의지여야 한다. 또 기득권의 저항에 맞서 독립운동가처럼 결연히 싸울 의지, 천민자본주의를 뜯어고쳐 더불어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의지, 적대가 아니라 화해와 협력의 통일을 이루겠다는 의지, 그런 의지를 가진 사람이길 희망한다.

의지와 함께 그것을 실현할 '능력'도 갖춘 사람을 원한다. 강대국과 재벌, 관료집단과 언론 같은 수많은 이익집단과 싸워 이길 수 있어야 하리라. 그렇지 않고서는 이 난세는 극복될 수 없다. 고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또한 정의로운 국가에 대한 의지는 확고했으나 그분들의 능력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리하여 우리는 지금도 살아 이명박·박근혜 정권을 지나오고 있을 뿐이다.

희망은 이러하다. 그러나 절박하니 영웅이며, 초인이지만 이는 또 얼마나 비현실적인가. 민주주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혁명에 의해 가능할 뿐이다. 탄핵을 이뤄낸 것이 저 광장의 국민이었듯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할 주체도 결국은 국민일 것이다. 다만 전하고 싶은 것이 있으니 이제 제발 종북이니 지역감정이니 하는 옛날 것이나 들먹이며 권력을 탐하는 껍데기들은 가라. 그러면 우리 국민은 알아서 잘 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