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26일 저녁, 갑작스러운 북한의 도발에 100여명의 승조원이 탑승한 해군 함선이 침몰했다. 백령도 인근 해상에서 침몰한 이 함선은 PCC-772 천안함이었다.
대학생이었던 필자는 학교 구내식당에서 방송을 보고 있었다. 어릴 적만 해도 군인 '아저씨'라고 부르며 우리나라를 지키는 분들은 어른들인 줄로만 알았지만,

이제는 내 옆에서 같이 수업을 듣는 동기들이고 같이 미래를 이야기하는 벗들이었다. 학기가 지날 때마다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하나 둘 캠퍼스를 떠났던 바로 나의 '벗들'이었다. 그리고 그 배에 탄 장병들도 그 누군가의 동기이고 친구였을 것이다.

이튿날 학교에 분향소가 차려졌다. 전 국민의 애끓음이 들리지도 않는지 한줄기 희망을 뒤로 한 채, 후미는 그대로 침몰했고 이후 참혹하게 두 동강 난 모습으로 드러난 함선은 그날의 국민적 아픔을 표현하는 듯했다. 천안함폭침. 올해 7년째를 맞는다. 대학교에서 별이 된 친구들에게 추모의 꽃 한송이밖에 올려줄 수 없었던 필자는 이제 국가보훈처 공무원이 돼 이날을 기억해달라는 메시지를 쓰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지난해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우리 호국영웅들을 기리고자 제2연평해전(2002), 천안함폭침(2010), 연평도포격(2010) 등 수많은 북한의 도발 중 가장 피해가 컸던 천안함 사건을 대표해 매년 3월 넷째 금요일을 서해수호의 날로 지정했다.

그동안은 이 같은 북한도발 관련 행사를 정부행사로 실시한 후 각 군으로 이관해 추진해왔으나 북한의 도발을 지속적으로 상기하고 국가 안위의 소중함을 다지는 계기가 되도록 기념일을 지정하게 된 것이다. 이에 올해로 3월24일이었고 두 돌을 맞았다.

24일 제2회 서해수호의 날에는 서해수호 3개 사건 전사자 모두가 안장돼 있는 국립대전현충원 현충광장에서 희생자 유가족 및 전상자, 서해수호 참전 장병, 각계 대표, 시민 등이 모인 가운데 정부기념식이 거행되고 전국적으로도 지방기념식 및 행사가 열린다. 이 밖에 지역별 안보결의, 해상위령제, 전사자 출신학교 추모식, 특별안보사진전 등의 다양한 행사와 함께 경기남부보훈지청도 오늘 만석공원에서 기념식을 갖는다.
지금 이 순간에도 국방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바로 누군가의 가족이고, 벗이며, 이웃이다.

아직 겨울의 찬 기운이 가시지 않았다. 주변에 나라를 지키다 전사하신 호국영웅들을 추모하는 전 국민적인 뜨거운 안보 결집으로 봄이 한걸음 더 성큼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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