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이용 거부' 언급 … 최후 수단 활용 가능성
부천시가 상동 신세계 복합쇼핑몰 입점을 본격화하기 위해 신세계 측과 토지매매계약을 서두르면서 인천 부평구와 부천시 사이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고 있다.

계약 체결이 당장 이틀 앞으로 예정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부평구는 인접 기초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사용하는 '인천가족공원 화장장'에서 부천시 몫을 빼는 초강수도 염두에 두고 있다.

홍미영 부평구청장은 2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만수 부천시장에게 부평구나 계양구 등 주변 지자체 주민과 상인 의견을 수렴 후 사업을 진행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신세계 복합쇼핑몰 계획을 지금처럼 강행한다면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은 부평구 입장에선 최후엔 인천시와 협의해 인천가족공원 화장장 얘길 꺼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상동 신세계 복합쇼핑몰을 놓고 벌어지는 부평구와 부천시 힘겨루기에서 부천시를 압박할 카드로 인천가족공원 화장장이 수면 위로 나온 것이다.

현재 인천가족공원 화장장은 인천은 물론 부천, 김포, 시흥 등 시민들이 함께 사용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화장장을 '혐오시설'로 보고 건립 자체를 꺼리고 있어 각 지역에선 시설 확보가 힘든 상황이다.

이날 홍미영 구청장의 화장장 언급은 잠깐에 그쳤다. 화장장이 없는 부천시에 '이용 거부'를 내세우다간 자칫 두 도시 갈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점을 염려한 것이다. 하지만 오는 24일 부천시와 신세계 간 토지매매계약 체결이 이뤄지고, 이후 사업이 진행되면 수세에 몰린 부평구가 마지막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부천시는 2009년 원미구 춘의동 468 일원 개발제한구역 1만6000㎡ 부지에 '부천추모공원'을 건설하기로 했다가 백지화된 일이 있다. 부천시민들은 인천가족공원 화장장을 이용하지 않으면 거리가 먼 벽제까지 가야 하는 실정이다.

부평구 관계자는 "부천시를 같은 생활권으로 보고 화장장을 공유하고 있는데, 상동 복합쇼핑몰 관련해선 같은 생활권인 부평지역 목소리가 담기지 않으니 답답함에 그런 것"이라며 "그렇게까지 갈 가능성은 크지 않고, 우선 23일 인천지역 시민단체와 부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연 뒤 추후 천막 농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