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영향 … 유통업계, 구성품 대체·가격대 맞춤 전략
▲ 19일 이마트 인천 연수점 매대에 5만원 미만의 과일 설 선물세트가 진열돼 있다.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 시행 이후 첫 명절을 맞은 유통업계가 선물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이들은 대체제를 찾아 구성품을 바꾸거나 크기를 줄여 가격대를 맞추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19일 오전 이마트 연수점은 설 선물세트를 준비하는 소비자들을 맞는 가운데 '5만원과의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사과와 배 선물세트가 5만원 미만 상품들로 준비됐고, 10만원 이상이던 한우 선물세트도 처음으로 5만원대로 출시됐다.

식품 매장에는 저렴한 민어, 긴가이석태, 부세 등으로 구성된 '499 기프트 세트'와 '한우 미니세트'가 메인을 장식하고, 가격대를 맞추기 위해 한우에 돼지고기를 섞거나 수입산으로 구성된 선물세트도 매대를 채우고 있다.

주부 이근린(36) 씨는 "경기가 안 좋아 고가의 선물이 부담스러운데 실속형 상품이 많이 등장해 천천히 상품들을 비교하며 고르고 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도 가성비를 앞세운 아이디어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홈플러스는 수입맥주를 직접 골라담아 포장할 수 있도록 세계맥주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또 '견과·멸치 혼합세트'(3만9900원), '견과 품은 곶감세트(3만4900원)', '키로로 프리미엄 오일·소금 혼합세트(2만9800원)' 등 5만원 이하의 혼합 선물세트들이 눈에 띄었다.

마트 관계자는 "5만원 이하 가격의 명절 선물을 구성하면서 품질 대비 가격이 상대적으로 합리적인 수입품목이 많이 보강됐다"며 "김영란법에 경기침체까지 더해져 저렴하고 실속있는 제품이 전체 판매 품목 가운데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 설명했다.

백화점 명절 풍속도 변화한 모습이다.

신세계 인천점은 지하 1층 푸드마켓에 5만원 이하의 실속선물 상품을 출시했다.

대형마트와 차별화 전략을 내세우며 10만원대 이상의 고급 선물 세트가 즐비했던 지난 설 명절과는 달라졌다.

곶감과 화과자, 김, 와인, 더덕, 도라지배즙, 샴푸린스 세트들이 전부 3만원에서 5만원대 가격으로 형성됐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2.0㎏이상 판매하던 소고기 선물세트 대신 삼겹살 1.0㎏과 목심 0.5㎏으로 구성된 '돈육 실속 구이 세트'를 4만9000원에 선보이고, 굴비 5마리로 5만원에 맞춘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심리가 위축된 상항에서 김영란법 시행으로 명절 선물세트 구성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실속 아이디어 선물세트들이 다양하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글·사진 신나영 기자 creamy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