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최순실 게이트' 겹쳐 … 지역 소비자 심리지수, 두 달째 하락세
연말 특수를 앞두고 인천 유통가가 최악의 경기를 맞고 있다.

'청탁금지법'에 '최순실 게이트'까지 겹치면서 소비심리가 위축돼 시민들이 지갑을 닫고 있기 때문이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인천을 포함한 전국 백화점 전 점포에서 지난 주말 평균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에 더해 10월 말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면서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유통업체 매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인천본부가 최근 발표한 11월 인천지역 소비자 심리지수(95.2)도 두 달 연속 하락세를 보인 가운데, 지난달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실제로 김영란법 시행 두 달 동안 지역 음식점 매출은 평균 30% 가까이 줄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도신도시에 위치한 A음식점은 김영란법 시행 이후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적어지면서 평년 하루 15건 가량되던 저녁 테이블 예약이 5건 이하로 줄었다.

한정식 전문 식당으로 비즈니스나 상견례 고객이 많던 이 곳은 3만원 이상 메뉴 주문수도 주말 하루 120여개에서 20~30여개로 떨어졌고, 매출도 3분의 2로 급감했다.

A음식점 주인은 "단가를 낮춰 나름의 대응을 하고 있지만 접대 자체를 피하는 사람들이 많아 매출 하락을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말이지만 송년회를 위해 음식점을 찾는 손님들의 발길도 뜸하다.

남동구 구월동의 B식당 주인은 "12월이면 월초부터 송년회 예약으로 만석 가까이 유지했는데 올해는 시국이 어수선해선지 손님이 확실히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토요일마다 광화문 인근은 매출이 오른다는데 우리(지역 음식점)는 역으로 피해를 보고 있다"고 호소했다.

송도신도시에 위치한 C호텔은 연말 프로모션 예약이 전년 대비 5% 증가하는데 그쳤다.

매년 연말 프로모션 예약만 20% 이상의 신장률을 보여왔던 실적에 비교하면 올해는 목표 대비 절반도 못 미치는 결과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침체된 경기는 좀처럼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잇따른 대형 악재에 소비 심리가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분위기"라면서 "평소와 같은 연말 특수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나영 기자 creamy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