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산고등학교장
▲ 덕적도 왕소사나무 군락.
덕적도는 옹진군 서부, 경기만 남부에 위치한 섬으로 덕적면 소재지가 있고 주변에 문갑도, 굴업도, 백아도, 울도, 지도 등의 크고 작은 많은 섬을 거느리고 있다. 그래서 이들 섬을 가리켜 덕적군도라고 한다. 덕적군도는 지금으로부터 1만8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물러나면서 기온 상승으로 빙하가 녹아 해수면이 상승함에 따라 마식령산맥 말단부의 산봉우리들이 섬으로 남아 현재의 모습을 이룬 것이다.

덕적도의 북쪽해안은 대부분 암석에 부서진 크고 작은 자갈과 갯벌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남쪽해안에는 모래로 구성된 서포리해수욕장, 밧지름해수욕장, 진리해수욕장 등이 발달되어 있다. 이들 해수욕장의 배후에는 100년 이상 된 적송 군락지가 발달되어 있을 뿐 아니라, 고운 모래와 경사도가 완만하여 해수욕장으로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적송 군락지 내에는 캠핑을 할 수 있는 공간과 산책할 수 있는 산책로 등이 마련되어 있어 도심에서 벗어나 자연을 만끽하기에 그지없는 섬이다. 그래서 덕적도는 한마디로 표현하면 '푸른 솔과 금빛 모래가 조화를 이룬 섬' 이라고 할 수 있다.

서포리해수욕장 적송군락지 초입에는 최분도 신부님의 공적비가 세워져 있다. 최분도 신부님은 덕적도 성당에 부임한 외국인 신부님으로 섬사람들의 가장 큰 고통이 질병임을 알고 미군의 소형보트를 병원선(바다의 별)으로 개조하여 덕적도, 문갑도, 울도, 지도, 백아도 등을 순회하면서 무료로 의료 해택을 주었다. 덕적도에 전기 시설과 상수도 시설 등을 설치하는 등 섬 개조 운동에 앞장섰고 고기잡이만으로 궁핍한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김 양식장도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덕적도에 농경지가 절대 부족한 점을 인식하고 주민들과 함께 벗개 방조제를 90%까지 진척한 후 국가로 이관해 완성하도록 하였다. 그러한 최분도 신부님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공적비를 세웠다고 한다.

덕적도 북서쪽 해안에는 덕적도 남쪽해안에 발달된 모래해안과는 전혀 다른 호박돌(큰자갈)로 구성되어 있는 능동자갈마당이 있다. 여기에 있는 자갈은 작은 것부터 큰 호박돌까지 크기가 다양할 뿐 아니라, 자갈 표면 또한 매끈한 형태를 하고 있다. 능동자갈 마당은 자갈들이 퇴적되어 형성된 역암, 모래가 쌓여 형성된 사암, 점토로 구성된 이암 등이 변성을 받아 형성된 퇴적기원의 변성암 자갈로 구성되어 있다.

능동자갈마당 북쪽해안가에는 낙타가 앉아 있다가 막 일어나려는 듯, 머리를 하늘로 쳐들고 있는 바위를 볼 수 있는데 사람들은 이를 낙타바위라고 부른다. 간조 때 낙타바위에 접근하여 암석을 자세히 살펴보면 낙타의 머리와 등에 해당되는 부분은 역암으로 구성되어 있고 목에 해당되는 부분은 흑색 이암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흑색의 이암 부분에는 크고 작은 구멍이 많이 뚫린 풍화혈(타포니)을 보여주고 있다.

능동자갈마당 뒤편에는 100여 년 된 왕소사나무 30여 그루가 군락을 이루고 있어 무더운 여름철에 능동자갈 마당을 찾는 이들에게 그늘을 만들어 시원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고 있다. 덕적도에 식생하고 있는 나무는 주로 소나무와 왕소사나무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 수종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나무종자로 산림청으로부터 유전자보호수종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덕적도를 구성하고 있는 암석은 덕적도 능동자갈마당으로부터 소재해변, 이개해변에 이르는 북쪽해안을 따라 좁게 분포하는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에 형성된 퇴적기원의 변성암류와 약 2억3000만 년 전에 변성암류를 관입하여 생성된 흑운모화강암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흑운모화강암은 국수봉, 비조봉 등 높은 산과 구릉과 서포리해수욕장을 비롯한 밧지름·진리해수욕장 주변 등 덕적도의 중남부지역에 대규모로 분포한다.

덕적도 중심부를 이르는 국수봉과 비조봉 사이의 화강암들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오밀조밀 기이한 형상의 능선을 띠고 있다. 이 능선길을 따라 시원한 서해의 풍광을 바라보며 트래킹의 즐거움을 즐기려는 등산객의 발길이 끊어지질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