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 비대위 "대표 운영방식, 성적하락 책임" 과거언급
구단 안팎 "비대위와 갈등이 갑작스런 사임 배경" 추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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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인천유나이티드 박영복 대표이사가 돌연 물러났다.

구단 직원들조차 어리둥절하게 만들만큼 박 대표의 사임은 갑작스러웠고, 구단 안팎에서는 '비상대책위원회와의 갈등'을 사퇴 이유로 보고 있다.

인천 구단은 5일 "박영복 대표이사가 사임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이날 오전 전직원 회의를 소집한 자리에서 갑자기 사임의사를 전달한 뒤 사무실을 떠났다.

박 대표는 물러나면서 "지난 10개월(2월초 선임)간 정말 열심히 모든 에너지를 투입해 일했고, 현재 많이 지쳤다. 이제 쉬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싶다. 내년 예산(인천시 본예산 50억 등)작업 및 감독 선임 등 굵직한 업무가 어느정도 마무리되면서 내년 시즌 준비에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박 대표의 이같은 사퇴의변은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올 시즌 중반 최악의 성적을 거두며 팀이 추락하자 꾸려진 구단 비상대책위원회와의 갈등이 사임 배경이라는 게 구단 안팎에서 나오는 추측이다.

지난 여름 4연패(7경기 연속 무승)에 빠지면서 팀이 최하위로 떨어지자 9월 초 시민주주, 서포터스, 전 대표, 인천시체육회 등으로 비상대책위원회가 꾸려졌다.

이들은 11월 9일 4차 회의에서 그동안 박 대표의 구단 운영 방식 및 성적 하락에 대한 책임 등을 언급하며 "구단 이사회 임원들은 모두 사퇴한 뒤 구단주에게 재신임 받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한바 있다.

하지만 박 대표는 당시 아무런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비대위가 박 대표의 사퇴를 요구한 것을 두고 '팀 추락을 막지 못한 대표에게 향하는 정당한 지적'이라는 반응과 '일부 비대위 구성원의 이해관계 때문에 발생한 말도 안되는 음해'라는 반박이 첨예하게 엇갈렸다.

이와 관련, 구단 관계자는 "박 대표의 갑작스런 사임 소식에 직원들 모두 놀랐다. 당시 비대위와 갈등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잠잠해졌기 때문에 박 대표가 물러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며 난감해했다.

한편, 인천 구단은 이르면 오는 9일 임시이사회를 소집해 대표이사 공백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