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지 마련·중장비 확보 어려움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감염된 가금류는 경기도에 130만 마리에 이르고 있지만 AI 발생 농가들이 가금류의 살 처분 매몰부지 마련과 비용 부담 등의 '이중고'를 겪고 있다. 여기에 또 매몰작업용 중장비 확보도 신속히 이뤄지지 않아 마음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29일 경기도 구제역방역대책상황실과 일선 시·군에 따르면 11월 20일 양주시 백석읍 가업리에서 접수된 첫 AI 의심신고가 23일 확진판정이 나며 산란계 1만3392 마리를 살 처분했다.

정부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수습하기 위해 현재 경계단계인 방역조치를 심각단계로 높였다.

경기지역은 이천을 비롯해 10곳에서 고병원성 AI가 최종 확진되는 등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달 1일 10번 째 감염이 확인된 안성시 원곡면 외가천리 농가에서는 토종닭 4만5500마리를 살처분 했다.

하지만 이 농가는 매몰지 공사에 필요한 중장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매몰작업이 4일가량 소요됐다.

중장비 작업 기사들이 매몰 작업부터 차량 소독조치후 상당시간 대기해야 하는 등 투입후 2~3일가량 장비 운행을 중단해야 하기 때문이다.

감염농가의 살처분후 자신들의 농가에 매몰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농가 소유 토지가 협소하거나 여의치 않을 경우 이웃주민의 땅을 지자체가 사들여 매몰해야 한다.

AI는 전염력이 높아 방역규정상 가축을 이동시켜 살처분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지주들의 반발이 거세 이마져도 불가능하다.

AI 발생 2번째 지역인 포천시 영북면의 경우 감염 농가중 가장 많은 산란계(23만1510주)를 매몰하는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포천은 이번 발생농가중 사육규모가 가장 커 매몰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다 결국 농장 가축분뇨 저장고에 사체를 넣고 미생물을 이용한 분해방식을 사용했다. 이곳은 매몰을 완료하는데 6일가량 소요됐다.

특히 농장주가 부담하는 살처분 비용도 상당하다.

정부는 농가의 방역을 철저히하고 재발 방지치원에서 매몰비용을 농장주에게 부담시키고 있다.

경기도 방역 당국 관계자는 "현재 투입된 살처분 작업비용은 알수 없다며 피해농가들과 피해보상을 벌이면서 추후에 계산될 것이다"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thki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