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확진 판정 9개 농가 중 2곳서 '농장끼리 전파 가능성'…역학조사"
안성서 이동제한 명령 위반 '가금류 배설물 반출'…'방역망 구멍' 지적
경기도내 가금류농장의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경로가 철새 뿐 아니라 농장간 전파로도 이뤄진 것으로 추정돼 방역 대책에 허점이 드러났다. <관련기사 3·19면>

경기도는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의심신고가 접수된 양주시와 화성시, 평택시내 닭·오리 농가 4곳의 AI 감염 정밀검사를 벌인 결과 모두 H5N6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진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4일 밝혔다.

이에 따라 경기도내에서 AI 감염이 확인된 곳은 포천·이천·안성을 포함해 6개시(市), 양계농가 9곳(닭 8곳·오리 1곳)이다.

또 지난 1일 안성시 원곡면 토종닭 농장과 이천시 모가면 육용오리 농장에서 의심신고된 2개 농장에 대해서는 정밀검사에 들어갔다.

도는 확진 판정을 받은 9개 농가 중에서 2곳의 농장은 농장간 전파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 역학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나머지 농장은 철새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으로 보고 있다.

이날 현재까지 AI 확진 9곳과 의심신고 2곳 등 11개 농장과 발생농장 500m 이내 4곳 등 모두 15개 농장에서 가금류 130만 마리가 살처분 됐다.

방역 당국이 확진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AI의 기세가 줄지않고 소리없이 도내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는셈이다.

이런 와중에 안성시의 한 양계농장이 이동제한 명령을 어기고 가금류의 배설물을 다른 지역으로 반출한 사실이 확인됐다.

안성과 인접한 이천, 평택은 물론 전국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 조짐을 보이는 상황이어서 이번 배설물 반출로 방역망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안성시는 보개면 내방리에서 양계농장을 운영하는 한모씨가 지난달 26일 오후 닭의 배설물(퇴비)을 덤프트럭을 이용해 다른 지역으로 반출했다고 설명했다.

26일은 시와 방역본부가 전날(25일) 집단 폐사한 대덕면 보동리 윤모씨의 양계농장의 토종닭 2만7000마리를 살처분한 날이다.

더욱이 AI 확진판정을 받은 보동리 윤씨의 농장과 내방리 한씨의 농장은 약 6㎞ 거리에 불과하다.

AI의심 신고 시 기본적으로 내려지는 이동제한 반경은 10㎞ 이내다.

한씨가 반출한 배설물은 25t 덤프트럭에 실려 다른 지역으로 보내졌는데 어느 지역인지는 파악되지 않았다.
반출한 차량은 축산차량으로 등록하지 않은 불법 차량으로, 위성항법장치(GPS)가 없어 이동경로도 파악되지 않고 있다.

한씨가 배출한 배설물양은 약 200t에 달한다.

아직까지 AI에서 안전한 지역들도 이번 배설물 방출로 안전을 장담할 수 없게 된 셈이다.

도 관계자는 "의심신고된 농가 대부분이 확진 판정을 받는 등 빠르게 확산 되고 있다"며 "농가 스스로 철저한 소독과 외부인·차량통제 등을 철저히 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완태·최현호 기자 my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