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폐교육을 받고있는 상인들.
인천 서구 연희동·심곡동·공촌동 상인협동조합 '연심회'는 2013년 국내 최초로 지역화폐(동네사랑 상품권) 발행을 추진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 때문이었다.

이후 이 지역 170여개 상점은 올해 초부터 한국조폐공사에서 정식 발행한 화폐를 받고 있다.

김남녕 연심회 사무국장은 인천 아시아드 경기장에 대형마트 등 큰 상권이 진입해 지역 내 골목 상권이 침체된다고 걱정했다. 또 주변 청라국제신도시로 소비자들이 빠져나가는 현상도 해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다 경기도 성남, 강원도 양구 등이 지역화폐로 경제를 활성화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김 사무국장은 일일이 상점을 방문해 지역화폐를 알렸다. 연심회 소속 상인들도 지역화폐를 환영했다. 연심회는 화폐 발행 전 상인들에게 지역화폐의 개념과 의미부터 통용 과정, 방법을 6차례 교육했다.
관건은 지역화폐 발행에 필요한 공신력과 혜택이었다.

연심회 소식을 들은 서구는 기업이 지역에 주는 기부금 제도를 소개했다. 이로 인해 지역화폐를 사용하면 3% 할인 혜택과 함께 포인트로 적립할 수 있다. 할인 금액 3% 중 2%는 기업에서 지원한 재정으로 충당한다. 업주가 1.5%를 부담하고, 0.5%는 지역발전기금으로 쌓는다. 주민들은 지역화폐를 통해 할인도 받고, 지역발전기금도 내는 일석이조의 혜택을 누리고 있다.

상품권 판매와 환전·관리는 서인천새마을금고에서 맡고 있다. 주민 편의를 위해 지역화폐를 받는 일부 슈퍼마켓에서도 상품권을 살 수 있게 했다. 젊은 세대 취향을 고려해 상품권과 관련한 휴대전화 앱도 제작했다. 앱 또한 지역화폐와 마찬가지로 할인 혜택과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

김 사무국장은 "이 지역에 대략 1만800가구가 있다. 한 달에 한 가구당 지역화폐를 만원만 써도 지역발전기금 90만원이 생긴다"며 "주민들이 지역화폐를 더 많이 쓰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재래시장 특별법은 있는데, 아직 골목 상권 관련 지원 법률이 없어 아쉽다"며 "지자체가 골목 상권이 침체되지 않게끔 관심을 가져달라"고 강조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