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하교 혼잡 … 일주일새 4건
▲ 27일 오전 7시40분쯤 인천 연수구 컨벤시아대로에 위치한 인천포스코고등학교 앞에서 과속 차량과 불법 유턴 차량이 추돌, 경찰이 출동해 사고를 수습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포스코고등학교

찻길 속도 표지·방지턱 없고
자전거도로-인도 구분 안 돼
연수구 '묵묵부답' 학교 '난감'


29일 오전 인천포스코고에 다니는 A(17)군은 자전거를 타고 등교하다가 학교 인근에서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

전날인 28일 오후에는 인근에 있는 명선초 학생이 자전거를 타고 하교하던 중에 차량과 충돌했다.

일주일 사이 이 일대에서 발생한 등·하굣길 교통사고는 무려 4건이다.

29일 인천포스코고에 따르면 송도국제도시 컨벤시아대로 42번길은 포스코고, 명선초, 연송고, 신정중 등 4개 학교가 인접해 있어 등·하교 시간에는 통학 차량과 자전거로 혼잡하다.

통학 거리가 멀어 학생들이 통학할 때 자전거나 차량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전거 도로가 보행로와 구분이 안 돼 자전거를 탄 학생들은 아슬아슬 곡예 운전을 해야 하는 실정이다.

또 주변 교통 시설도 골칫거리다. 차량 과속을 막아줄 방지 턱이나 속도 규정 표지는 제대로 없고 중앙분리대 화단 때문에 도로는 오히려 비좁아졌다.

게다가 학교 앞 심각한 교통 체증에 불법 유턴해 차를 돌려 나가는 운전자가 대부분이다. 이런 이유로 이 지역에는 크고 작은 사고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급기야 포스코고는 관할 지방자치단체에 고충을 토로하고 이를 개선해 달라고 건의했다.

지난해 3월부터 올 7월까지 이 내용을 담은 공문을 4차례나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연수구청, 인천시 등에 전달했다. 학부모 300여명은 탄원서까지 제출했다.

자전거 도로 구분선을 긋고, 차도 중앙에 설치된 화단을 없애 유턴을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도로 중앙화단이 차량 회전 등 통행을 방해, 교통 체증과 사고를 일으키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연수구 등 관계기관은 묵묵부답이다. 계속되는 사고에 학교들은 애가 타고 있지만 연수구는 이에 대해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

연수구 담당자는 "송도 도로문제의 경우 올 1월에 연수구로 업무가 이관됐다. 지난해 요구한 사항은 인천경제청에 확인해야 한다"는 답변만 내놨다.

또 다른 연수구 담당자는 "인도 폭이 넓어 자전거 도로의 필요성을 못 느꼈다"며 "올해 설치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 분리대 화단은 교통사고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된 것"이라며 "송도국제도시는 특히 경관을 중시하기 때문에 일부러 조경수를 심은 것"이라고 답했다.


/김혜민 기자 kh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