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수용인원 600명 '훌쩍'
거리도 멀어 도심서 시간 반
▲ 26일 오전 수원예비군훈련장에서 극심한 교통정체로 입소 시간을 넘긴 예비군들이 군 관계자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예비군 수요보다 부족한 시설 등으로 예비군과의 갈등은 매년 반복되고 있다고 군 관계자들은 전했다.

차량 몰려 극심한 교통체증
기본 물품 모자라 훈련 차질
일부 구내식당 식사도 못해


수원지역의 예비군 훈련을 담당하는 육군 제2819부대 제4대대가 늘어나는 예비군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반쪽짜리' 훈련을 치르고 있다.

29일 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수원예비군훈련장은 1~4년차 동원 미지정자 및 동원훈련을 연기한 예비군에 대해 3~4일(24~30시간)간 출·퇴근 방식으로 진행하는 '동미참훈련'에 매년 정원을 넘어선 예비군이 몰려들고 있다.

이달 26일부터 29일 4일간 진행되는 '동미참 1차' 훈련에서는 최대 수용가능 인원인 약 600명을 넘은 800여명이 참석했다.

수원지역 예비군 대상자는 24~29세 남성 5만3754명(2015년 말 기준)으로, 성남(4만554명), 안양(2만5679명), 평택(1만7445명) 등 인근 지역보다 많다.

하지만 수원예비군훈련장은 수원지역이 아닌 화성시 외곽지역인 비봉면에 위치해 있다.

수원역에서 출발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시 거리는 34.96km(지도상), 약 1시간30분이 소요된다. 여기에 서해안고속도로로 향하는 화물, 일반차량이 더해져 교통정체가 발생할 시 실제 소요시간은 2~3시간에 달한다.

오히려 수원역에서 대중교통으로 약 10.5㎞ 거리인 오산시의 예비군훈련장이 더 가까운 실정이다.

성남, 광주, 화성 등 인근 지역 훈련장의 경우 대중교통·자가용 전부가 30분~1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수원예비군훈련장 시설은 포화상태인 훈련대상자들을 수용할 수 없고, 훈련 대부분이 '주먹구구식' 이뤄지고 있다.

26일에는 차량이 한데 몰려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으면서 예비군 약 100명이 집단으로 입소시간(오전 9시)이 초과하기도 했다.

심지어 수원예비군훈련장이 운영하는 셔틀버스 조차 약 10분 늦게 도착했지만 군 측에선 '입소시간 초과' 이유로 입소를 거부했다.

늦게 도착한 일부 예비군들은 어수선한 틈을 타 입소하는 경우도 발생해 입소하지 못한 예비군들의 거센항의가 이어졌다.

이날 예비군 A(27)씨는 "예비군훈련을 받으려고 2시간 넘게 왔다. 군 관계자들이 누군 들여보내주고 누군 안된다하는 등 운영이 순 엉터리다"라고 불만을 터트렸다.

28일에는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이날 약 800명의 예비군이 참여한 가운데 식권과 번호표 등 기본적으로 지급해야 할 물품들을 준비되지 않아 훈련이 차질을 빚기도 했다. 부대측은 교육-실습-시험 3단계 방식의 훈련을 정상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마구잡이로 '통과' 시켰다.

이날 구내식당 수용인원을 초과하는 바람에 일부 예비군들은 오후1시 넘어 점심식사를 했다. 이마저도 부족한 식사자리로 마감시간(오후 1시30분)에 쫓겨 식사를 마치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이와 관련 복수의 훈련장 관계자는 "수원지역은 예비군 대상자들이 많아 통제에 어려움이 있다"라며 "수시로 비상회의를 열고 대책을 세우지만 열악한 도로와 시설 등이 해결되지 않아 예비군과의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글·사진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