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인천평화창작가요제 [최경숙] 총연출  

자작노래 교재 실리며 '평화' 관심
1회 대회 폭발적 호응 … 성공 개최
비용 모금 동분서주 "시민들 큰 힘"


"대한민국을 대표할 평화의 노래를 찾습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사실상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인천에서 평화를 주제로 한 창작가요제가 열린다. 2014년에 이어 두번째다.

최경숙(44·사진) 제2회 인천평화창작가요제 총연출자, 인천을 토대로 한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 문화바람의 사무처장을 맡고 있다.

인천에서 초·중·고교를 나온 뒤 서울신학대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뒤 21년째 인천에서 문화활동을 하고 있는 지역문화활동가다.

최경숙 사무처장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평화'와 '통일'을 주제로 한 노래가 거의 없다는 사실에 놀랐고 음악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이 같은 주제에 대해 무심했다는 자책을 하기도 했다"며 "주변에 물어 보니 바다로 북한과 접한 인천에서 평화를 테마로 한 노래를 만들고 함께 불러 보는게 어떠냐라는 공통 분모를 찾아 창작가요제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이라는 전국민이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는 그나마 있는 반면 평화는 딱히 떠오르는 노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작곡가이기도 한 최 사무처장이 만든 '평화를 원해'가 초등학교 평화와 관련한 교육교재로 사용되면서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던 것도 창작가요제를 만들게 된 계기가 됐다.

인천상륙작전과 연평해전 등 전쟁과 분단의 아픔을 겪고 있는 도시 인천에서 평화를 주제로 한 노래가 시작됐으면 하는 소망에서 시작된 것이 인천창작가요제였던 것. 방향이 선명해지자 일을 착착 진행됐다. 인천시는 남북교류협력기금에서 1억3000만원을 내놔 길을 텄고 각계에서도 폭발적인 관심을 보였다.

그는 "창작인데다 평화를 담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어 얼마나 참여하겠나라는 우려도 있었다"라며 "노래부를 마당이 없었을 뿐이었지 마당이 열리자 전국에서 관심을 보일 만큼 반응은 폭발적이었다"고 밝혔다.

짧은 준비기간과 홍보부족에도 2014년 첫 대회에는 177개팀이 예선에 참여했고 10개팀이 자웅을 겨룬 본선에는 시민 1000여명이 함께 했다.

1회 대회의 성공적 개최로 순항이 예상됐던 평화창작가요제는 인천시 재정문제라는 암초를 만나면서 존폐의 기로에 서기 시작했다. 냉전적 이념의 잣대로 평화를 재단한 것도 컸다.

2회 예산은 전액삭감됐고 최소 1억원 이상의 개최비용은 고스란히 주최측의 부담이 됐다.

최 처장은 '올해도 가요제를 열지 않으면 명맥이 끊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떻게든 돈을 마련해 행사를 치러야겠다고 생각했다.

2회 가요제 조직위원회는 여러 단체의 공모 사업에 지원하는 등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1회에 참여했던 스텝들이 자기 비용을 들여 참여한 것도 큰 힘이 됐다.

그러다 고마운 단체들을 만나게 된다. 남북경색으로 남북교류 창구가 막힌 단체들이 평화창작가요제 돕기에 나선 것.

그는 "사단법인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북녘어린이영양빵공장사업본부와 인천겨레하나 평양겨레하나치과병원사업본부에서 후원을 결정했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성금모금이 큰 힘이 됐다. 척박한 문화환경에서 기적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평화의 노래를 발굴하는 프로젝트인 제2회 인천평화창작가요제는 24일 인천대 송도캠퍼스 공연장에서 열린다.

1회 대상팀 '솔가'와 성공회대 문화대학원합창단 '항동예술단'이 게스트로 참가하고 일본의 '일어서라 합창단'과 싱어송라이터 하라다 요시오도 함께 해 무대를 빛낼 예정이다. 300인의 시민평가단이 함께 심사에 참여하며, 대회 이후에는 참가한 뮤지션들이 서로를 알 수 있는 '뮤지션 파티'도 준비됐다.

최 처장은 "자비를 들여 전국을 돌며 평화창작가요제를 홍보하고 대회를 준비하는 스텝 친구들과, 후원단체분들 만나면서 평화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하게된 소중한 경험을 쌓았다. 앞으로 이 경험이 인천을 평화의 도시로, 문화의 도시로 만드는 자양분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0회 대회 정도 열리면, 아마도 바람처럼 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최경숙 총연출은 ... 지역 문화활동 경력 21년차 "즐겁게 일하는 것으로 보상"


최경숙은 석천초교, 상인천여중, 인천여고를 나와 서울신학대에서 피아노를 전공한 음악도다. 숙명여대 작곡과에 편입했다 중퇴한 이력도 있다.

21년전 인천지역에서 문화활동을 시작한 그는 "어떡하든 되겠지"라는 마인드의 소유자다. 예술가에게 가난은 숙명이라면 지역문화활동가에게는? 최경숙은 '즐겁게 일하는 것'으로 스스로에게 보상한다.

"돈 벌려고 문화활동하는 것 아니잖아요? 미쳤다라고 해야 하나?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일에 몰입하는 것, 함께 한다는 즐거움. 미쳐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죠."

2회 평화창작가요제 본선 일정 ... 132곡 심사 거쳐 10곡 선정, 힙합·록·합창 등 장르 다양

▲ 오디션 참가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4일 인천대학교 송도캠퍼스 공연장에서 열리는 제2회 인천평화창작가요제에는 국내·외에서 접수된 132곡 중 음원심사와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정된 10개 팀이 경연을 갖는다.

본선에 오른 곡들은 힙합, 락, 합창 등 장르도 다양하다.

▲자신의 능력과 꿈을 자유롭게 펼칠 수 있을 때 진정한 행복과 평화를 누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담은 곡 ▲다름을 인정하는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밝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담은 곡 ▲평양이 고향인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의 자작시로 노래를 만든 곡 ▲장애인, 외국인노동자, 경제적빈곤자 들에게 낯선 시선보다는 더불어 살자는 따뜻한 메시지를 담은 곡 ▲서로가 배려와 이해의 폭을 넓혀서 조금은 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자는 메시지를 담은 곡 등 다양한 모습의 평화를 노래한다.

특별 게스트로 성공회대학원의 항동예술단과 1회 때 참가했던 일본 '일어서라 합창단'이 공연을 한다.

본선에 오른 10팀은 다음과 같다.

1way-빈gone / 경인고속도로-낙화 / 금공강-미운오리의꿈 / 단식광대-새벽달 / 달세뇨-노래해 / 봄봄-같은맘으로 / 소소함프로젝트-1나누기1은2 / 순천615통일합창단-날아 / 청년가온누리-노닐다 / 하이산-함께 살자


/글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
/사진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