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문화적 가치 크다" 발굴 석축 '보존' 주장

인천 남구 문학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발굴된 인천도호부 관아 유적의 '보존' 가치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문학초교 강당 신축은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2개월 전, 문학초교 강당 신축을 위한 시굴조사에서 인천도호부 관아 석축이 대거 발견됐다.

2001년 준공된 인천도호부는 복원 때부터 논란이 컸다. 1950년 문학초교 건설로 옛 인천도호부 관아 흔적이 훼손돼 현 인천향교 위쪽에 인천도호부 관아를 복원하는 것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었다.

문학초교 안에는 인천도호부관아 '객사(客舍)'와 '동헌(東軒)' 일부가 남아있다. 인천시는 인천향교 인근에 인천도호부 관아 복원을 마쳤고, 2003년부터 시설 관리 중이다. 현재 '인천도호부청사'는 시 유형문화재 제1호다.

반면 인천남부교육청은 문학초교 운동장에 21억원을 투입해 연면적 800㎡ 규모의 다목적 강당 건축을 추진했다.

건축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문화재청이 필요조건으로 제시한 시굴조사에서 도호부관아 중요 시설로 추정되는 석축 등의 유구가 발굴됐다. 여기에 배수구와 건물터 등 상당부분이 확인된 것이다.

최근 시와 남구청, 남부교육청을 비롯해 문화재청과 국토문화재연구소 등 관련 기관이 모였다. 문학초교 강당 신축지에서 발굴된 유구의 가치성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보존'을 주장했다. 강당 신축보다는 문화적 가치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이들 기관은 9월 초 문화재 심의위원회 개최 여부에 따라 강당 신축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보존 방침이 사전에 결정돼 큰 이변은 없을 것으로 추정된다.

29일 남구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보존을 결정해 그에 따른 구의 검토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며 "문화재청 심의위 결정이 아직 발표되지 않아 보존과 강당 신축을 정확히 말할 수 없다"고 밝혔다.

'도호부'는 조선시대 행정기관으로 상급기관인 목(牧)과 하급기관인 군(郡)·현(縣) 사이에서 행정을 담당했다. 인천도호부에는 당시 왕권 상징인 '객사'와 도호부 행정을 총괄하는 '도호부사' 집무처인 '동헌' 등 15~16동의 건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